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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차이나 리포트] 수입 60% 아낌없이 쓰는 여성들…中 경제 특급엔진

[新 차이나 리포트] 수입 60% 아낌없이 쓰는 여성들…中 경제 특급엔진

입력 2010-11-23 00:00
업데이트 2010-1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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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파워 들여다보니

중국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마오쩌둥(毛澤東)은 일찍이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떠받들고 있다.’며 여성 해방을 부르짖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이후 전쟁으로 피폐해진 대륙의 재건 과정에서 여성들의 노동력이 절실했던 시대 배경도 간과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들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개혁·개방 이후 ‘여성 파워’는 소비와 접목되면서 가계지출의 새로운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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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비를 주도하는 여성들의 힘은 백화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하이 번화가 난징루의 백화점은 쇼핑을 나온 여성들로 늘 붐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중국의 소비를 주도하는 여성들의 힘은 백화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하이 번화가 난징루의 백화점은 쇼핑을 나온 여성들로 늘 붐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여성의 소비 강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 여성들은 수입의 63%를 소비하고 24%만 저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에는 도시여성들이 수입의 30%만 소비하고 55%를 저축했지만 2008년부터 소비가 전체 수입의 5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청두(城都) 왕푸징(王府井) 백화점의 요페이(遊菲) 과장은 “소득수준 향상으로 그동안 자제해 왔던 소비 욕구가 최근 들어 분출하고 있다.”면서 “맞벌이가 대부분인 중국여성들은 가족들보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더욱 신경쓰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신동방백화점이나 우한의 신세계백화점 등 일류 백화점에서 고객의 대부분은 여성들이고 아내나 여자친구가 쇼핑하는 동안 남자들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기다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소비에서 여성의 주도권은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더욱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대외경제무역대학 롄쓰(廉思) 교수는 “어릴 적부터 독립심이 강한 중국 여성들은 회사 설립과 운영에서도 적극적”이라면서 “한 자녀 정책으로 4명의 조부모에 손자녀가 1명꼴이라 육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사회진출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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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상위 20위 여성 기업인 가운데 중국 갑부가 절반이 넘는다는 것은 중국의 여성파워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최근 발표된 ‘후룬(胡潤) 여성 자수성가 억만장자 보고서’를 보면 1위에서 3위까지 세계 최고 여성부자 3명이 중국인이다. 또 상위 20명 중 11명이 중국 여성이다. 주룽(玖龍)제지 장인(53) 회장이 개인재산 추정 56억 달러로 세계 최고 자수성가 여성 자리에 올랐다. 롱포 프로퍼티의 우야준(46) 회장이 41억 달러로 2위, 홍콩 재벌 푸후아 인터내셔널의 첸리후아(69) 회장이 40억 달러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여성 소비에 기름을 부은 것은 최근 중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TV 홈쇼핑 사업이다. TV홈쇼핑을 통해 거래된 매출규모는 지난해 234억 위안(약 4조원)이었다. 이 수치는 중국 전체 유통시장의 총매출액 대비 0.2%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300억 위안(약 5조 1000억원)으로 커지고 2020년에는 5000억 위안(약 9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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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수성가 여성 CEO를 배출한 나라가 중국이다. 쉬밍치(徐明棋) 중국세계경제학회 이사는 “여성의 소비 행태가 어떻게 변하느냐가 중국 전체의 소비량은 물론 관련 산업의 성패까지 좌우할 정도”라면서 “여성들의 소비 품목도 과거 의식주 위주에서 의류 및 액세서리는 물론 고급 명품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여성 소비의 3대 특징은 충동구매와 미(美)의 추구, 신용카드 선호로 나타난다. 상하이에 있는 리서치 전문기업 촹신(創新)이 최근 18~25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93.5%의 여성이 충동구매의 경험이 있으며 소비 품목의 50% 이상이 미와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또 최근 사용이 급증하는 신용카드를 사용 후 서명을 하는 행위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중국의 소매판매 시장은 지난해 13조 위안(약 2210조원)에 달해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사치품 시장의 활황으로 옮겨붙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 사치품 소비 총액은 94억 달러(약 10조원) 로 전세계 사치품 소비액의 27.5%를 차지한다. 매년 3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뛰어올랐다. 이때문에 세계 최고급 사치품 제조업체의 80%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상품의 가치보다 가격만 따지는 중국 부자들의 졸부(猝富) 성향이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하이 청두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2010-11-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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