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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줌인] 한여름 도심 속 이색 피서지

[포토 다큐 줌인] 한여름 도심 속 이색 피서지

입력 2012-07-27 00:00
업데이트 2012-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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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여기는 오들오들 한겨울!

얼마 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452개 기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대비 휴가일수는 평균 0.2일 늘어난 반면 휴가비는 평균 2.7% 줄어들었다. 이는 예년에 비해 얇아진 지갑을 들고 휴가를 보내야 한다는 얘기다. 일상을 벗어나 바다로, 산으로 국내외 유명 휴양지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꿈에 부풀어 있던 이들에게는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낙담하지 마시라. 비행기 타고 배 타고 힘들게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더위를 잊고 추위에 오들오들 떨 수 있는 도심 속 피서지들이 적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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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갤러리를 찾은 어린이들이 얼음으로 된 미끄럼틀을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아이스갤러리를 찾은 어린이들이 얼음으로 된 미끄럼틀을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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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갤러리에서 한국관광을 온 한 홍콩 어린이가 직접 만든 얼음컵에 음료수를 담아서 마시고 있다.
아이스갤러리에서 한국관광을 온 한 홍콩 어린이가 직접 만든 얼음컵에 음료수를 담아서 마시고 있다.
[패밀리]
한옥촌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아이스갤러리에 들어서면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할 얼음세상이 펼쳐진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두꺼운 겨울 옷을 입고 영하 5도의 전시장에 들어서면 다양한 얼음조각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얼음덩어리를 섬세하게 깎아 만든 숭례문과 다보탑, 얼음 피아노 등 냉기를 뿜어내는 얼음조각들을 구경하다 보면 등골까지 서늘해지며 더위는 이내 잊혀진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미끄럼틀을 타고, 얼음으로 만든 집인 이글루에 들어가면 잠시나마 북극 여행을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온 인수초등학교 3학년 김래현군은 “차가운 얼음조각 사이에서 노니 시원해서 좋고, 여름에 겨울철 추위를 느낄 수 있어서 신기하다.”며 언 손을 녹이려고 입김을 호호 불면서도 마냥 즐거워했다. 이곳의 또 다른 재미는 얼음조각 체험이다. 직접 얼음칼을 들고 단단한 얼음을 서걱서걱 깎아서 만든 얼음잔으로 음료수를 따라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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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플레이도시 실내스키장에서 어린이들이 스키 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웅진플레이도시 실내스키장에서 어린이들이 스키 타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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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플레이도시에서 타이완 관광객이 태어나서 눈을 처음 본 아이의 모자 위에 눈덩이를 올려놓으며 장난을 치고 있다.
웅진플레이도시에서 타이완 관광객이 태어나서 눈을 처음 본 아이의 모자 위에 눈덩이를 올려놓으며 장난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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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관광객이 웅진플레이도시 실내스키장에서 눈사람을 만든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타이완 관광객이 웅진플레이도시 실내스키장에서 눈사람을 만든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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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관광객들이 웅진플레이도시에서 난생 처음 눈썰매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타이완 관광객들이 웅진플레이도시에서 난생 처음 눈썰매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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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플레이도시 실내스키장에서 동남아 관광객이 눈을 뿌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웅진플레이도시 실내스키장에서 동남아 관광객이 눈을 뿌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마니아]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자리한 종합 레저스포츠 테마파크인 웅진플레이도시 내 스노도시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스키장이 있다. 초급자용 100m, 중·상급자용 150m 등 총길이 270m의 슬로프 위를 덮은 새하얀 눈밭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슬로프에 올라가 눈을 밟으면 뽀드득뽀드득 소리와 함께 인공눈의 감촉이 계절을 착각하게 만든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눈 위를 내달리면 시원함이 배가된다. 스노보드 마니아인 대학생 윤지윤(23)씨는 “겨울에 타야 제맛이지만 여름에 타는 스노보드는 색다른 매력이 있어 좋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스키나 스노보드에 익숙지 않다면 눈썰매를 타며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다. 눈썰매를 타고 빠르게 미끄러지면 가슴 속까지 서늘해진다. 때때로 나무모양의 제설기에서 새하얀 눈을 하늘 높이 뿌려주는데 동남아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타이완 관광객인 라이지링(18)은 “이런 추위도 처음이고 눈밭을 보는 것도 처음이어서 정말 흥분되고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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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등산학교 빙벽장에서 한 클라이머가 깎아지른 빙벽을 오르고 있다.
코오롱 등산학교 빙벽장에서 한 클라이머가 깎아지른 빙벽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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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등산학교 빙벽장에서 한 클라이머가 아이스툴로 얼음을 찍으며 깎아지른 빙벽을 오르고 있다.
코오롱등산학교 빙벽장에서 한 클라이머가 아이스툴로 얼음을 찍으며 깎아지른 빙벽을 오르고 있다.
[도전파]
서울 우이동 북한산 밑에 위치한 코오롱등산학교에는 국내 유일무이,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실내 인공빙벽이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한다. 건물 지하 3층에 위치한 빙벽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영하 10도의 한기가 몸을 휘감는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높이 20m에, 90도의 깎아지른 빙벽을 마주하면 지금이 여름이라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단박에 사라진다. 방한복에 안전모를 쓰고 두껍고 뾰족한 쇠발톱이 박혀 있는 크램폰까지 신으면 준비 끝. 자일에 안전벨트를 연결하고 낫 모양의 아이스툴을 손에 들면 본격적으로 얼음벽 등반이 시작된다. 아이스툴로 빙벽을 찍고 크램폰을 신은 발로 얼음을 차내며 온 신경을 집중해 한 발 한 발 얼음벽을 타고 오르다 보면 한 여름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까많게 잊는다. 정상에 올라 느끼는 성취감은 덤이다. 30년 경력의 윤재학(63)씨는 “여름철 빙벽등반은 운동과 피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데 이보다 더 좋은 피서법이 있겠느냐?”며 여름휴가지로 실내 빙벽장을 적극 추천했다. 코오롱등산학교에는 초보자를 위한 빙벽강좌도 개설돼 있어 빙벽등반을 기초부터 쉽게 배울 수 있다. 수강생은 숙박도 가능하다니 휴가기간 내내 차가운 빙벽을 오르며 보내는 것도 이색 휴가로 권할 만하다.

주머니 사정이 가볍거나, 휴가가 짧아 고민인 이들이 있다면 도심 속 겨울세상으로 훌쩍 떠나 보자.

글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2012-07-2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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