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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식물의 색감으로 펼치는 대지의 예술 ‘가든 디자인’ 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식물의 색감으로 펼치는 대지의 예술 ‘가든 디자인’ 현장을 가다

입력 2013-09-16 00:00
업데이트 2013-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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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 봄을 피우다 花 꽃을 돋워 林 숲을 올리고 都 도시 위에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어릴 적 살던 한옥집 마당엔 작은 꽃밭이 있었다. 초가을 이맘때면 채송화의 꽃씨를 받아 말리며 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으로 가옥의 형태가 바뀌면서 꽃밭이 들어설 마당이 있는 집이 드물다. 하지만 도시생활이 편리해진 만큼 속도와 스펙터클에 지친 사람들은 자연의 숨결을 그리워한다. 누구나 집에 나무를 심고 꽃을 가꿀 수 있는 ‘정원’(庭園)을 꿈꾼다.

임춘화(가운데) 가든 디자이너가 정원 모형 앞에서 교육생들에게 디자인 교육을 하고 있다. 가든 디자인은 끊임없이 변하는 식물의 특성을 고려한 디테일이 가장 중요하다.
임춘화(가운데) 가든 디자이너가 정원 모형 앞에서 교육생들에게 디자인 교육을 하고 있다. 가든 디자인은 끊임없이 변하는 식물의 특성을 고려한 디테일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대학교 암센터 옥상의 치료정원. 정원의 기능은 과거 관상 위주에서 휴식과 치유, 소통 공간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대학교 암센터 옥상의 치료정원. 정원의 기능은 과거 관상 위주에서 휴식과 치유, 소통 공간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벽면 녹화를 통해 실내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디자인한 농촌진흥청의 실험 연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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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에서 특허 출원한 스크린 정원은 수납 및 공간 분할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에서 특허 출원한 스크린 정원은 수납 및 공간 분할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마스터플랜 컬러링 작업.
마스터플랜 컬러링 작업.
옥상 정원 및 벽면 녹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한 식물매트.
옥상 정원 및 벽면 녹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한 식물매트.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조경가든대학의 식물 식재과정 교육.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조경가든대학의 식물 식재과정 교육.
최근 집안을 꾸미듯 정원에 나무와 꽃을 계획적으로 배치해 아름답고 실용적인 공간을 만드는 ‘가든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영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상업화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든 디자이너’로 활약 중인 임춘화(아이디얼가든 대표)씨는 가든 디자인을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대지 위에 식물의 색감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예술”이라고 설명한다. 정원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름(林春花)이 예사롭지 않은 그는 “장소와 필요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야 한다”며 디자인의 ‘디테일’을 강조한다. 정원의 기능은 과거 관상 위주에서 휴식과 치유, 소통 공간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끊임없이 변하는 식물의 특성과 4계절 동안의 라이프 사이클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가든 디자이너는 식물의 식재(植栽)까지 완벽하게 꿰고 있어야 한다.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은 경기도농림재단과 함께 조경가든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조경관리대학 5기생들의 식재과정 교육 시간. 교육생들은 미래의 가든 디자이너를 꿈꾸는 전업주부에서부터 귀촌을 희망하는 퇴직자들까지 다양하다. 서수현 강사는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조경기술을 체계적으로 알려 주는 과정이 우선”이라며 식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암센터 옥상정원은 힐링을 목적으로 디자인한 치유정원이다. 정원의 기능은 과거 관상 위주의 정원에서 휴식과 치유, 소통공간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서울대학교 암센터 옥상정원은 힐링을 목적으로 디자인한 치유정원이다. 정원의 기능은 과거 관상 위주의 정원에서 휴식과 치유, 소통공간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직원들이 도시농업연구정원에서 주말농장 및 텃밭에 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직원들이 도시농업연구정원에서 주말농장 및 텃밭에 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직원들이 도시농업연구정원에서 주말농장 및 텃밭에 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직원들이 도시농업연구정원에서 주말농장 및 텃밭에 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직원들이 도시농업연구정원에서 주말농장 및 텃밭에 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직원들이 도시농업연구정원에서 주말농장 및 텃밭에 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조경가든대학 5기생들이 정원의 서수현 강사 (가운데)로 부터 식물의 식재과정을 배우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조경가든대학 5기생들이 정원의 서수현 강사 (가운데)로 부터 식물의 식재과정을 배우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조경가든대학 5기생들이 정원의 서수현 강사 (가운데)로 부터 식물의 식재과정을 배우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조경가든대학 5기생들이 정원의 서수현 강사 (가운데)로 부터 식물의 식재과정을 배우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가든 디자인의 좋은 소재 중 하나로 ‘도시농업’을 들 수 있다. 도시농업은 시민들이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면서 살아 있는 식물과 교감하는 인간 중심의 생산적인 여가 활동이다. 가꾸는 기쁨과 건강한 먹거리를 이웃이나 가족들과 나누는 즐거움이 큰 매력이다. 작은 공간에서도 가능하다. 빌딩이나 주택의 옥상 또는 가로변의 유휴지에서도 도심 속 텃밭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승원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연구사는 “정원에 텃밭을 넣을 때 이왕이면 보기에도 예쁜 채소를 꽃들과 함께 배치한다면 더욱 싱싱하고 살아 있는 정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상자텃밭, 옥상텃밭, 벽면텃밭, 이동식텃밭 등 ‘텃밭정원’의 변신은 다양하다. 이 외에도 도시농업은 마을공동체를 부활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한 연구사는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내 정원처럼 매만지는 손길이 늘어나면서 우리를 생각할 줄 아는 공동체 문화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류는 자연과 더불어 사색하면서 발전해 왔다. 미래의 도시 개발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숲과 정원을 모티브로 그려 낸 풍부한 녹지공간에서 자연을 가까이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되찾을 수 있다. 가든 디자인은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소중한 일이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13-09-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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