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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형 기자 소치 프리즈마] 빚잔치 끝난 소치… 평창 ‘흑자 올림픽’ 내실 다지자

[임주형 기자 소치 프리즈마] 빚잔치 끝난 소치… 평창 ‘흑자 올림픽’ 내실 다지자

입력 2014-02-25 00:00
업데이트 2014-02-25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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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는 예술과 음악, 발레, 서커스를 통해 러시아의 정신과 문화, 유산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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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래(오른쪽) 평창군수가 토마스 바흐(왼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건넨 올림픽기를 받아 든 뒤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래(오른쪽) 평창군수가 토마스 바흐(왼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건넨 올림픽기를 받아 든 뒤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새벽(한국시간) 소치동계올림픽 폐회식은 선전대로 화려했다. 13개의 장으로 구성된 폐회식에서 샤갈, 톨스토이 등 세계적인 러시아 예술인들이 되살아났다.

볼쇼이와 마린스키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등장해 우아한 자태를 뽐냈고 서커스단은 쇼스타코비치의 왈츠곡을 배경으로 신명 나는 공연을 펼쳤다. 첫 공연인 ‘하늘과 바다’에서는 700여명의 무용수가 올림픽 오륜을 만들었는데, 맨 오른쪽 원을 일부러 늦게 펼쳤다. 개막식 사고를 재치 있게 패러디한 것. 관중석을 가득 메운 4만여명의 러시아인은 한동안 잊었던 ‘제국의 향수’를 느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축제는 끝났다. 500억 달러(약 54조원)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은 탓에 소치는 분명 ‘올림픽의 저주’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설 유지비에만 연간 20억 달러(약 2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소치는 러시아에 큰 짐이 될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가 처음부터 큰돈을 쓰려 한 것은 아니다. 당초 120억 달러(약 13조원)로 예산을 편성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종전에 가장 많은 돈이 들었던 1998년 나가노대회(175억 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었고, 올림픽 역대 최고인 2008년 베이징(420억 달러)보다도 더 들었다. 최근 신흥국 통화 위기로 루블화 가치가 급락한 러시아는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리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예산보다 8배나 많은 160억 달러(약 17조원)를 썼다가 재정이 급속히 악화됐고 결국 국가 부도를 맞았다.

소치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세계의 눈은 이제 2018년 평창으로 쏠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소치의 5분의1도 채 안 되는 90억 달러(약 9조 6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기존 시설을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흑자 올림픽’을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그저 구상으로 그치질 않길 기대해 본다.

소치에 드리우고 있는 ‘올림픽의 저주’가 평창으로 옮겨져선 안 될 일이다. 4년 뒤 평창에서는 소치보다 소박하지만 자랑할 수 있는 올림픽을 기대해 본다.

hermes@seoul.co.kr
2014-02-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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