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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침수 뒤 정전으로 대피 어려워… ‘구명벌’도 1개밖에 작동 안돼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침수 뒤 정전으로 대피 어려워… ‘구명벌’도 1개밖에 작동 안돼

입력 2014-04-17 00:00
업데이트 2014-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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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왜 커졌나

 16일 오전 8시 58분쯤 ‘세월호’의 조난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해양경찰청(해경) 등이 총동원돼 구조에 나섰지만 사고 발생 16시간이 지난 17일 오전 1시 현재까지 284명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에 대해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의 미숙한 사고 대응으로 인명 피해가 늘어난 전형적인 ‘인재’(人災)란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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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좌초된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의 선체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가운데 헬기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에 나선 고교생 등 승객 462명을 태운 세월호는 이날 오전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해 완전히 뒤집힌 채 2시간 20여분 만에 침몰했다. 진도 연합뉴스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좌초된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의 선체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가운데 헬기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에 나선 고교생 등 승객 462명을 태운 세월호는 이날 오전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해 완전히 뒤집힌 채 2시간 20여분 만에 침몰했다.
진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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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서 구조된 승객들이 담요로 몸을 감싼 채 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진도 연합뉴스
세월호에서 구조된 승객들이 담요로 몸을 감싼 채 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진도 연합뉴스
 긴급 상황에서 펼쳐져야 할 ‘구명벌’(둥근 형태의 구조용 보트)은 1개밖에 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세월호에는 승객 정원을 모두 태우고도 남을 만큼의 구명벌이 준비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작 사고 발생 당시엔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은 직접 바다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고 이들을 일일이 구하느라 시간이 더욱 지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의 승무원들은 사고 발생 후 승객들에게 제자리를 지키고 구명조끼를 착용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안내 방송 외에는 별도의 대피 안내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탑승했다 구조된 승객 고모(39·전남 목포)씨는 “침착해라, 움직이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두세 번 반복한 이후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했다”면서 “20분쯤 있다가 배가 90도로 뒤틀리기 시작했는데 그전에 아예 밖으로 나가라고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선실 밖으로 나오려는 승객들을 선원들이 막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승객들이 한꺼번에 선상으로 올라오면 배가 더욱 기울어 침몰이 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선장 등의 조치가 적절했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은 이 같은 대처가 선장의 지시로 이뤄졌는지, 사고 당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객실에 대기하던 승객들은 배가 침수되면서 전력이 끊긴 탓에 대피가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선 내 여러 가지 전기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상당수 승객이 선실에 갇혀 탈출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배가 급격히 침몰하면서 선실 내로 바닷물이 유입돼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개연성도 있다.

 인근 지역 어민들도 아침 일찍 100여척의 어선 등을 끌고 나가 구조 작업을 도왔지만 만조 상태가 되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남 진도군 주민 조강원(59)씨는 “오전 9시쯤 사고 지점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배가 반 이상 옆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며 “배 안에서 못 나온 승객들이 선실에 있는 상태에서 배가 뒤집어졌다”고 말했다. 조씨는 “오전 11시가 넘으면서 만조로 물이 밀려 들어와 다이버들도 뒤집힌 배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고 지점이 갯벌지형이어서 시정이 짧고 해류 속도가 빠른 탓에 구조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해경은 오후 1시 해양경찰특공대 잠수부 6명을 선체에 투입했지만, 수심이 깊어 선내 진입에 실패했다. 해경은 물 흐름이 멈춘 정조시간대에 맞춰 오후 6시 30분 2차로 잠수부 4명을 선체로 투입했지만, 시야가 흐리고 선체에 물이 가득 차 실종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선체 입구가 좁아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지 못하는 해경은 실종자 대부분이 선체 안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해경은 물 흐름이 멈춘 정조시간대인 17일 오전 1시부터 조명탄을 쏘아 가며 선체 내부 수색을 재개했다.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4-04-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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