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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췌하게 돌아온 박영선, 그동안 어디 있었나 했더니…

초췌하게 돌아온 박영선, 그동안 어디 있었나 했더니…

입력 2014-09-17 00:00
업데이트 2014-09-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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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돌을 던져라”…사실상 시한부 대표, 리더십 발휘 한계 불보듯

벼랑 끝에 서있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혁신공감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7일 원래 있던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 무산 파동 와중에 탈당의 문턱까지 갔다 멈춰선 것이다.

하지만 ‘상처투성이’ 복귀다. 현재로서는 그의 앞날도 가시밭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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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밝히는 박영선 원내대표
입장 밝히는 박영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간 칩거 깨고 등장…탈당 파문엔 사과, ‘환골탈태’엔 목소리 높여 = 오후 2시30분 기자회견 시간에 맞춰 당 대표실에 초췌한 모습을 드러낸 박 위원장은 회견에 앞서 고개를 꾸벅 숙인 뒤 “참 힘들고 비감한 시간이었다”고 자신의 거취 파문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혔다.

”혁신 시도가 한계에 부딪히며 엄청난 좌절감에 떨었고, 당을 떠나야할지도 모른다는 깊은 고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한때 탈당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북받친 감정 속에 눈물을 내비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애써 담담한 어조로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 갔다.

”환골탈태”를 강조하며 “60년 전통의 뿌리만 빼고 끊임없이 혁신해서 바꿔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고, “저의 잘못에 분노한 분들은 저에게 돌을 던져라. 그 돌을 맞겠다”고 결연함도 내비쳤다. 당의 변화를 위한 자신의 시도가 좌절된데 따른 ‘피해자’였음을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측면으로도 읽혀졌다.

전날 세월호법 협상과 관련, ‘수사권·기소권’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모순적 통치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의 회견은 질의응답 없이 불과 5분만에 끝났다. 박 위원장은 회견 직후 바로 주요당직자 회의를 소집하는 등 업무복귀 ‘연착륙’ 의지도 보였다.

박 위원장은 한때 세월호법 협상 및 외부인사 영입무산 파동 등의 뒷얘기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분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함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또한 기자회견문 초안에는 차기 당권에 집착해 사분오열하는 당내 계파정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 등도 담겼으나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파 일각에서는 이날 회견을 놓고 “원내대표직에 분명한 언급이 없어 실망했다”,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개선장군 같이 들어왔다”는 등이 비판도 나왔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퇴근길에 자택 앞에 진치고 있던 취재진을 피해 발길을 돌린 뒤 인근 지인의 집에서 3일간 머물렀다고 한다. 15일밤까지는 휴대전화 전원을 아예 끄고 필요할 때만 카카오톡이나 바이버 등을 통해 극소수 측근들과 ‘교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머물며 주요 당직자들을 차례로 면담하면서 당무복귀를 준비했고, 오후 1시께 국회에 도착해 직접 메시지를 가다듬었다. 회견에 앞서 문재인 의원을 포함, 당내 일부 인사들과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깊은 상처, 불투명한 미래…어떻게 극복할까 = 박 위원장은 지난 8월4일 비상대권을 거머쥐며 7·30 재보선 참패의 늪에 빠진 제1야당을 재건할 ‘원톱’ 구원투수로 화려하게 당 전면에 섰다. 하지만 두 차례의 세월호특별법 협상 추인 불발과 비대위원장 영입 무산 파동 등 세 번의 실패로 리더십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거취 논란은 일단 봉합됐지만 ‘시한부 대표’로 전락하면서 영을 세우기는 이미 어려워진 상태이다.

대표적 지지기반인 초·재선 강경파 등 우호그룹 마저 등을 돌리면서 당내에서 고립된 처지가 됐고, 독단적 리더십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1인 지도부로서 벼랑 끝에서 탈당 카드를 꺼내들어 당을 아노미에 빠트린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그에게 멍에가 될 수 있다. 그가 꺼내든 탈당이란 극단적 카드가 결국 해프닝으로 귀결되면서 당내에서는 “거취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벼랑끝 승부수가 아니었느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마저 나왔다.

하지만 우호적 인사들은 박 위원장이 고질적인 계파정치의 희생자가 된 측면이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좌초되긴 했지만 기존의 강성 이미지를 벗고 ‘탈(脫) 투쟁정당화’ 및 외연확대에 나섰던 실험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직을 내려놓는대로 ‘와신상담’을 하며 재기의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이나 내상이 깊어질대로 깊어진터라 당분간 시련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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