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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10화력여단·연합사 잔류 요청에 정부 ‘고심’

美 210화력여단·연합사 잔류 요청에 정부 ‘고심’

입력 2014-09-18 00:00
업데이트 2014-09-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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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측면에선 긍정적…지자체 반발·정치적 파장 부담

미국이 주한 미 2사단 예하 210화력여단과 한미연합사령부의 잔류를 요청하면서 우리 정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막강한 화력을 갖춘 210화력여단의 경기도 동두천 잔류는 대북 억지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때까지 연합사가 서울 용산기지에 남으면 한미 연합작전의 효율성이 제고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미가 합의한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인 용산기지이전계획(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을 수정해야 하고,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과 정치적 파장이 뒤따를 것이라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가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시기를 5∼8년 뒤로 미뤄 달라고 요청한 상황에서 미측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한미가 2002년과 2004년에 각각 체결한 용산기지이전협정과 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 등에 따라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 기지는 2016년까지 대부분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로 통폐합된다.

210화력여단을 비롯한 미 2사단 예하 부대들도 2004년 수립된 ‘미 2사단 재배치 계획’에 따라 모두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다연장로켓(MLRS)과 전술지대지(ATACMS),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기(M270A1) 등의 화력을 갖춘 210화력여단은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하면 북한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진지 등을 무력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군사전술적으로 한강 이남으로 철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견해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한강 이북의 주한미군 부대는 한반도 유사시 ‘인계철선’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안보 측면에서 미측이 요청한 210화력여단의 동두천 잔류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사 용산기지 잔류는 전작권 전환시점을 연기하는 협상과 맞물려 정부가 상당히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연합사가 현재 규모로 서울에 남는 것이 우리 국방부와 합참 등과의 업무협조 및 유사시 대응에 유리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연합사가 서울에 남게 되면 용산기지 이전의 취지가 훼손된다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이었으나 최근 전작권 전환 때까지는 일부 잔류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사가 서울에 잔류하면 연합사령관을 비롯한 주한미군의 주요 참모와 지휘관의 관사 등 부대시설도 용산기지에 남기 때문에 용산기지 완전 이전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연합사 용산기지 잔류와 관련, 서울에 남는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미측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210화력여단이나 연합사 부지는 지자체에 매각될 예정이고, 해당 지자체는 이미 공원조성 등의 개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따라서 미측의 의지대로 210화력여단과 연합사가 잔류하게 되면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용산기지이전은 한국과 미국이 2003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이고, 미 2사단 이전의 근거인 연합토지관리계획은 국회의 비준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존 계획을 수정하면 정치권에서의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10화력여단의 동두천 잔류와 연합사의 서울 잔류가 안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정부가 선뜻 수용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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