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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무더기 징계’ 착수…노조 강경대응 속 내분 조짐

외환銀 ‘무더기 징계’ 착수…노조 강경대응 속 내분 조짐

입력 2014-09-18 00:00
업데이트 2014-09-1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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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징계자 구제기금’ 조성…집행부 비난 의견도 제기돼

외환은행이 인사위원회를 소집, 사상 최대 규모의 직원 징계에 착수했다.

징계에 부담을 느낀 노동조합이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사측 기대와 달리 노조는 징계 조합원 구제기금을 마련하는 등 강경 대응 기조다.

그러나 징계 대상자가 많은 지방 조직의 반발이 이어지는 데다 집행부 내에서도 내분설이 흘러나오는 등 노조의 동력이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18일 “예정대로 오늘부터 24일까지 인사위를 열어 898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심의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서면 소명서나 출석 소명을 통해 징계의 경중을 가리도록 차질없이 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외환은행은 지난 3일 노조가 개최하려다 무산된 임시 조합원 총회에 참석하려고 자리를 비운 직원 898명을 인사위에 회부했다.

직원들의 무단이탈이 ‘고객을 볼모로 삼았다’는 외환은행의 인식에는 하나금융지주도 공감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조직의 기강을 세운다는 외환은행의 징계 배경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조직 화합을 위해 최대한 직원들을 다독이겠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이날 새벽 하나·외환은행 직원들과 북한산 둘레길 산행을 함께하면서 조기통합에 대한 직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노조는 전날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어 사측의 대규모 직원 징계 강행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대의원회의에선 징계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조합원을 위해 ‘희생자 구제를 포함한 투쟁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시기와 방법은 노조 운영위원회에 위임했다.

김근용 노조위원장은 회의에서 사측의 징계가 부당노동행위라는 주장을 거듭하면서 “징계 문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풀겠다”고 말했다.

직원 징계를 지렛대로 삼아 노조를 협상장에 끌어들이겠다는 사측의 전략에 ‘강(强)대 강(强)’ 기조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경 대응 기조와 별개로 노조 내에서 불거지는 파열음은 커 향후 노사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 사이에 적지 않은 의견 대립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강경 노선을 걷는 김 위원장이 사측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일부 노조 간부를 몰아내려 한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참석자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된 대의원회의에서도 집행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하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온 것으로 전해다.

노조의 내분 조짐은 이뿐만이 아니다. 총회 참석을 위한 상경 인원, 즉 징계 대상자가 많은 지방 영업본부를 중심으로 노조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일 외환은행 노조 호남지부는 성명에서 “노조(집행부)는 조합원을 사지로 내몬 데 사과하고, 징계 대상자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부산·경남, 대구·경북, 부산·울산 등 다른 3개 지부도 각각 성명을 내 지회장·분회장직 일괄 사퇴로 노조 집행부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집행부 내분설은 사실과 다르며, 설사 사실이라도 투쟁 동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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