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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에 마주하는 인고와 절개 상징…곳곳서 국화 축제

만추에 마주하는 인고와 절개 상징…곳곳서 국화 축제

입력 2014-10-22 00:00
업데이트 2014-10-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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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가고파국화축제, 함평 국향대전, 익산 국화축제 등

사군자(四君子)로 일컬어져 온 매난국죽(梅蘭菊竹). 그 중 가을에 피어나는 국화는 인고와 절개의 상징이었다. 대부분 야생화가 시들어 사라진 산야에서 저 홀로 황금빛 꽃 자태를 뽐냈기 때문이다.

국화의 우아하면서도 고고한 풍모는 온갖 부귀영화를 초월한 은사(隱士)를 닮았다고 해 예부터 은군자(隱君子)로도 불렸다. 뭇 꽃이 다투어 꽃잎을 내미는 봄, 여름을 버리고 찬바람 불고 풍경 황량해지는 늦가을에서야 고독하게 삶을 노래한다는 것이다.

고려 사직을 지키려다 순사 한 정몽주가 장편시 ‘국화탄(菊花嘆)’에서 ‘오직 나는 국화를 사랑하나니(菊花我所愛)’라며 노래하고, 춘향전의 ‘십장가(十杖歌)’에도 국화가 등장해 변치 않는 마음을 웅변했던 이유다. 단가 ‘사철가’ 또한 ‘한로상풍(寒露霜風)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잖는 황국단풍(黃菊丹楓)은 어떠하’냐며 찬탄한다.

현대 들어서는 미당 서정주가 ‘국화 옆에서’를 통해 소쩍새 울음과 먹구름 속 천둥을 모두 견디고 원숙한 모습으로 돌아온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라는 시어(詩語)로 예찬하기도 했다.

이런 국화의 미덕은 현대 축제로도 고스란히 전승되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국화를 주제로 한 축제마당이 마련돼 나들이객의 눈길과 발길을 불러 모은다. 마산의 가고파국화축제, 익산의 천만송이국화축제, 함평의 대한민국국향대전처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축제가 이달과 내달에 경쟁하듯 열린다.

이밖에 서산국화축제(31일-11월 9일), 동두천 소요산국화전시회(10일-11월 26일), 영암 왕인국화축제(29일-11월 9일), 화순국화축제(29일-11월 9일), 조계사국화향기나눔전(14일-11월 11일) 등 크고 작은 축제와 전시회가 전국 곳곳에서 마련돼 황금빛 향연을 펼친다.

다음은 10월 말과 11월 초에 열리는 유명 국화축제 셋.

◇ 마산 가고파국화축제

전국 최대규모의 꽃축제로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10일간 열린다. 축제 행사장인 마산항 1부두가 위치한 마산합포구 일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화를 상업재배한 곳. 지금도 가장 앞선 국화 재배 기술을 내세워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화를 생산하고 있다.

국화 한 줄기에서 1천여 송이의 꽃을 피우는 ‘다륜대작’(多輪大作)을 비롯해 국화꽃으로 장식한 작품 수십 점이 축제기간에 선보인다. 다륜대작은 2009년 1천315송이의 꽃을 피워 세계최대 국화작품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이후 매년 축제 때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 올해는 1천500송이 개화를 목표로 한다.

국화꽃으로 만든 쌍마(雙馬) 또한 선보인다. ‘말의 해’ 갑오년(甲午年)을 상징하는 쌍마는 높이가 3m에 달한다. 다륜대작과 쌍마 외에 주행사장에는 푸른 마산만을 배경으로 10만여 점의 국화가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시된다.

◇ 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

올해로 11회째이며, 역시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익산시 중앙체육공원에서 열린다. 축제의 주제는 ‘꿈과 행복이 있는 익산국화축제’. 모두 10여만 점의 국화가 공원 일대를 화려하게 장식하게 된다.

천년고도(古都)와 백제의 문화를 테마로 20m 크기의 미륵산성과 백제성이 들어서고, 미륵사지석탑과 왕궁리 5층석탑, 사리장엄 등도 화려한 국화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이와 함께 사랑의 거리, 음악광장, 백제유산관, 우수작품전시관 등이 설치되고 LED 조명이 테마존을 밝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밖에 익산의 대표 농산물인 탑마루 쌀과 고구마, 국화가공품 등 50여 종의 농특산물을 현장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천연염색과 국화 족욕, 구절초 비누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 함평 대한민국국향대전

24일부터 11월 9일까지 전남 함평군 함평읍 함평엑스포공원에서 개최된다. 주제는 ‘국화향기 그윽한 풍요로운 함평천지!’.

이번 국향대전의 최대 볼거리는 독립문을 실제 크기로 만든 조형물이다. 너비 11.48m, 높이 14.28m 규모의 대형 국화 독립문 모형은 마법의 성, 9층 꽃탑 등 대형 기획작품과 더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화 한 줄기에서 1천538송이 꽃이 피는 천간작과 300송이 내외의 꽃이 자태를 뽐내는 다륜대작을 비롯해 수백여점의 분재 작품이 전시된다. 엑스포공원 중앙광장에는 엄마 코끼리, 새끼 코끼리, 기린, 호랑이, 코뿔소 등 ‘국화로 만든 동물원’도 조성돼 특히 어린이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조계사에서 열리고 있는 국화향기 나눔전은 국향대전의 홍보를 위한 꽃 전시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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