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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밖 세상에 무지… 제 불찰”

“수영장 밖 세상에 무지… 제 불찰”

입력 2015-03-28 00:30
업데이트 2015-03-28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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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파문 박태환 “약물에 의존한 적 없다” 눈물의 기자회견… “올림픽 출전은 정해진 것 없어”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매일매일이 지옥이었습니다. 올림픽 출전 등 미래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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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의 눈물… “속죄하며 살겠다”
박태환의 눈물… “속죄하며 살겠다” 박태환이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열린 금지 약물 파문 관련 기자회견에서 “징계가 끝난 후에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그는 향후 일정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올림픽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반성하는 시간을 먼저 갖겠다”고 강조했다.
금지 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수영 스타’ 박태환(26)이 27일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기자회견문을 읽는 내내 눈물을 흘리며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다.

그는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족한 제게 늘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먼저 용서를 구했다. 그가 도핑 파문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지난 몇 개월은 매일매일이 지옥이었다. 처음에는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컸던 게 사실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하고 후회하고 반성했다”면서 “수영 하나만 알고 해 왔던 내가 수영을 할 수 없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올림픽 출전의 길은 열렸지만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2004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약물에 의존하거나 훈련 이외의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 뒤 “지난 10년간의 모든 영광이 물거품이 되고 모든 노력이 ‘약쟁이’로…”라는 대목에서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올림피언으로서 약물을 처방받는 과정에서 좀 더 체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서 “수영장 밖의 세상에 무지했다. 과정이 어찌 됐든 나의 불찰”이라고 반성했다.

그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올림픽 메달이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면서 “향후 일정은 수영연맹과 논의해 결정하고, 봉사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 “일단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떠한 힘든 훈련도 잘 견디고 하겠지만 지금 출전에 대해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남성호르몬 주사제를 맞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수영을 오래해 피부 트러블이 생겨 병원을 소개받았다. 호르몬 주사제였다는 것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 결과를 통보받은 후에 알게 됐다”면서 “호르몬 수치가 낮아서 주사를 맞았다는 이야기도 도핑 양성 결과가 나온 뒤 병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알게 됐다”는 기존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치료 기록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그의 변호를 맡은 우상윤 변호사가 “해당 병원장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니 지켜보는 게 맞다”고 대신 답했다.

FINA 징계가 내년 3월 2일 끝남에 따라 내년 8월 열리는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지만 도핑 징계를 받은 선수는 징계가 끝난 뒤 3년 동안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으로 인해 출전은 불투명한 상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5-03-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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