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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日경제 기폭제 역할 못해…효과 기대에 못미쳐”

“엔저, 日경제 기폭제 역할 못해…효과 기대에 못미쳐”

입력 2015-05-27 10:20
업데이트 2015-05-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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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경기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전날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23엔대로 상승했다. 이는 일본 기업들의 2015회계연도(올해 4월∼내년 3월)의 예상환율인 달러당 115엔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엔화 약세는 일반적으로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엔저가 계속되면 일본 상장기업들의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에 달할 전망이다.

도쿄증권거래소 1천400여개 상장사들은 이번 회계연도 경상이익이 전년보다 9%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엔저 효과가 확대되면 두자릿수 증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MBC닛코(日興)증권의 집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상장사들의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이 전년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 지수는 8일 연속 상승해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엔고 시절에 해외로 대거 생산시설을 이전한데다 무역보다는 해외 투자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바뀌어 경제의 기폭제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보도했다.

실제로 혼다차의 수출 비중은 지난 회계연도에 3%에 불과했다. 예전처럼 엔화 약세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수익 구조라는 것이다.

파나소닉도 가전 제품이나 전자 부품을 중심으로 해외 현지 생산을 진행해 환율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종전의 5분의 1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도요타,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 대기업들은 오히려 엔저 수혜가 올해 하반기부터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달러 강세 지속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달러 강세가 지속하면 해외 생산 공장의 구매 비용이 증가하고 신흥국 통화 약세로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혼다차는 브라질 헤알·캐나다달러·멕시코 페소의 달러 대비 약세로 부품 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닛산차의 카를로스 곤 닛산차 회장은 이에 대해 “환율 대응 전략은 간단하다. 현지화, 현지화다. 이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나카니시 다카키 전 메릴린치 연구원은 FT에 “도요타 같은 세계적 기업에게 달러의 일방적인 절상은 파괴적이다. 신흥시장에서 판매 물량이 성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쓰는 최근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올해보다 16% 낮춰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후지쓰는 PC 사업 부품 조달 비용의 증가로 인해 내년 영업이익의 약 12%, 200억 엔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니도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질 때마다 영업이익 70억 엔이 사라진다고 추산하고 이번 회계연도에 환율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효과가 1천5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JP모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엔화 약세가 수출은 늘리겠지만, 설비 투자와 고용에 파급되는 효과는 약하다고 전했다.

오히려 석유와 식료품을 비롯한 수입품의 가격 상승을 통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부정적 측면도 강하다는 것이다.

일본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석유 수입의 부담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유가가 급락하면서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비용의 증가를 상쇄할 수 있었지만, 최근 유가는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일본의 유력 제과회사인 모리나가와 야마자키 제빵이 전날 엔화 약세 등을 이유로 7월부터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빌미로 한 식료품 가격의 인상도 당분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야마다 히사시 일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에 수출 증가의 효과가 미미해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적재산권 수입은 엔화 약세로 늘어나므로 ‘1달러=120엔대’라면 전체적으로는 플러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즈호 종합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엔화 약세의 일본 국내총생산(GDP) 부양 효과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22엔에서 더욱 떨어져 130엔까지 도달할 경우에는 0.21%에 그친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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