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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불여일행] ‘찌릿찌릿’ 전류운동 20분에 6시간 효과?

[백문이불여일행] ‘찌릿찌릿’ 전류운동 20분에 6시간 효과?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5-11-09 14:39
업데이트 2015-12-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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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와 일대일로 20분간 운동을 한다. 저주파가 흐르니 기본적인 동작도 꽤 힘이 든다.
트레이너와 일대일로 20분간 운동을 한다. 저주파가 흐르니 기본적인 동작도 꽤 힘이 든다.
요즘 뜬다는 미세전류 운동 직접 해보니

연예인들에게 다이어트는 숙명과도 같다. ‘보여주는’ 직업 특성상 늘씬하고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각종 운동과 식이요법에 대한 노하우가 빼곡하다. ‘보는’ 우리도 그 노하우란 것이 늘 궁금하다. 하루하루 살기 바쁘니 실천은 나중으로 미뤄두더라도 말이다.

최근 방송에서 특수한 슈트를 입고 운동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런저런 운동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20분 운동에 6시간 효과”라는 운동은 이름조차 생소했다. EMS, 마이크로트레이닝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미세전류운동이다.

헬스장을 끊어놓고 한 달에 1~2번 설렁설렁 자전거를 타다 결국 그만 둔 내게 최적의 운동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20분’ 어찌나 솔깃하던지. 하지만 문구가 지나친 과장 같기도 해 진짜일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대부분의 EMS스튜디오는 1회 체험이 가능하다. 스튜디오에 따라 무료로 진행하는 곳도 있고, 일정 비용을 받는 곳도 있다. 운동 전, 인바디로 몸 상태를 체크했다. 모든 수치가 표준으로 나왔다. 트레이너는 결과표를 보고, 표준이기는 하지만 운동량을 늘려 근육과 지방의 양을 동시에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해주었다.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속옷까지 모두 탈의했다. 저주파를 잘 흐르게 하기 위해 물을 뿌린 후 패드를 붙인다. 위아래 속옷을 모두 벗으라는 말에 살짝 당황했지만 쫄쫄이의상을 입고 특수 패드를 팔, 복부, 허벅지, 엉덩이에 부착한 모습을 보니 그럴 듯하다. 이 과정은 혼자서는 할 수 없어 트레이너와 함께 일대일로 진행된다.

기계의 전선을 패드에 연결하면 본격적인 운동이 시작된다. 저주파의 세기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근력, 셀룰라이트 집중관리, 전신마사지 이렇게 세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개인의 신체 상태와 운동 목표에 따라 프로그램을 달리해 진행한다.

백문이불여일행
백문이불여일행
근력프로그램을 할 때는 패드를 부착한 온몸이 저절로 ‘둥둥’하고 요동쳤다. 몸을 얌전히 있기 힘들다. 그 상태에서 트레이너를 따라 스쿼트, 팔 들어올리기 등 맨몸운동 위주로 했다. 익숙한 기본자세들이지만, 한 동작을 제대로 하는 데 근육 구석구석에 힘을 써야 했다. ‘찌릿찌릿’ 저주파가 흐르는 4초간 동작을 따라하고 4초를 쉬면서 다음 자세로 들어간다. 10분간 근력운동을 하니 슈트가 땀으로 범벅이 됐다.

셀룰라이트 관리 프로그램은 저주파 세기가 견딜만하다. 근력 운동에 비해 유산소운동을 하는 등 비교적 쉽고 가볍게 몸 관리를 할 수 있다. 마사지 같은 경우에는 갑자기 무리한 근육을 풀어주는 진동으로 ‘툭툭’ 안마해주는 느낌이 든다. 실제 물리치료에도 쓰이는 저주파라 관절에도 무리가 없다.

유지애 스튜디오A 트레이너는 “직장여성들이 많이 찾고 있다. EMS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 번을 하게 된다. 바쁜 시간에 효율적으로 운동하려는 분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학계는 어느 정도 EMS 효과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 연구 결과 6주 훈련 프로그램에 실험대상자 88%가 허리 통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고, 85%는 체형 개선에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부작용 사례는 없지만, 관련 연구가 적은 만큼 무조건 효과를 맹신하기는 이르다.

직접 체험해보니 EMS 트레이닝 후 2~3일 동안 근육통에 시달렸다. 특히 엉덩이와 골반 팔 뒷 근육이 자극을 받았다. 일반 웨이트를 할 때는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었다. 운동으로 만들기 힘든 근육들이 자극이 된 것이 육안으로도 보였다. 근육통은 힘들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광고처럼 ‘20분으로 6시간’ 효과는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다이어트는 식이요법이 80%다. 식이요법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살은 빠지지 않을 것 같다. 셀룰라이트 제거와 근육생성에 특화된 운동으로 느껴졌다. 단기간에 살빼기가 목표인 사람보다는 웨이트 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여성들, 시간이 없어 운동하기 힘든 직장인, 근육강화가 목표인 사람에게 권한다.

최근 TV에 자주 소개되면서 EMS 운동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TV에 자주 소개되면서 EMS 운동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EMS TRAINING (Electrical Muscles Stimulus)
전기 자극으로 근육이 수축하는 현상을 이용 운동 시에 신체 곳곳에 전기 자극을 줘서 평소보다 운동 효과를 높여주는 원리다. 1960년대 초 미국 NASA에서 무중력 상태에 오래 노출되는 우주 비행사들의 근 손실을 줄이기 위한 운동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1990년대부터 독일 프로축구팀, PGA 선수, F1 레이서들이 재활과 근육단련을 위한 훈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독일의 Miha-bodytec을 통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유럽, 특히 독일에서 트렌디한 운동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유럽 전역에 1000개 이상의 EMS TRAINING 전용 스튜디오가 운영 중이다. 높은 연령층의 실버 세대들이 애용한다고 한다.

백문이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 백번 듣고 보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실제로 해보는 것, 느끼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보고 듣는 것’ 말고 ‘해 보고’ 쓰고 싶어서 시작된 글. 일주일이란 시간동안 무엇을 해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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