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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몰고 공군 비행단 질주한 50대女…도대체 무슨 일이?

승용차 몰고 공군 비행단 질주한 50대女…도대체 무슨 일이?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5-04 14:38
업데이트 2016-05-0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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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국제공항 전경.
청주국제공항 전경.
지난달 30일 공군 17전투비행단에서 여성 민간인(57)이 승용차를 몰고 활주로에 진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상황에 대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이 여성은 당시 이 비행단에서 열린 충북 산·학·연 기관장 친목모임에 참석했다가 먼저 귀가하던 중 방향을 잃은 채 차를 몰았고, 초소 헌병도 제지하지 않아 활주로에 진입했다.

공군이 민간인에게 부대를 개방하는 행사는 더러 있지만, 이번 행사는 성격이 달랐다.

산·학·연 기관장 30여명이 이날 오전부터 부내 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 골프를 마치고는 오후 6시부터 공관 마당에서 비행단장과 함께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자리에서는 술잔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비용은 비행단측이 부담했지만 골프 비용은 행사 주최 측이 냈다고 한다.

17비행단은 4일 “친목 모임에서 우리 비행단이 청주공항과 연계돼 있어 지역경제와 무관하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비행단장의 가입을 요청했다”며 “계속 거절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부대 내에서 행사를 하자는 요청을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인들이 주말에 대거 이 골프장을 이용한 것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7비행단은 원칙적으로 주말이나 휴일에는 민간인들에게 골프장을 개방하지 않았다. 민간인은 평일에 한해서만 자유롭게 라운딩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비행단 측은 “주말에는 민간인에게 골프장을 개방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손님이나 단체가 방문할 경우 비행단장 재량으로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민간인 승용차의 활주로 진입으로 부대 내 민간인 통제 시스템의 허술함도 노출됐다.

이 민간인은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방향을 잃어 반대편인 활주로 쪽으로 차를 몰았다. 민간인이 대거 참석한 행사가 열렸다면 안내 요원을 배치, 군 시설물 접근을 막았어야 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

부대 내에서 보안상 내비게이션이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민간인이 방향을 잃을 수 있었음에도 조치가 소홀했던 것이다.

주기장과 활주로로 들어가려면 초소를 지나야 하는데도 민간 차량이 어렵지 않게 활주로에 진입했다는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민간 차량을 세운 뒤 신원을 확인한 헌병이 밖으로 나가는 길을 안내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민간인이 활주로로 향한 것 같다는 게 17비행단 설명이다.

설명대로라면 활주로 진입을 통제하는 장치가 없어 헌병이 제지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활주로에 들어설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불순한 목적을 지닌 외부인이 별다른 제지없이 주기장·활주로에 접근해 위험한 일을 저지를 수 있고, 부내 내 정보를 유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공항 활주로의 허술한 진입 통제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군부대의 대응이 지나치게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당시 청주공항 관제탑이 민간 차량을 발견해 퇴거 조치하느라 한동안 관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9시 20분께 청주공항에 착륙하려던 이스타항공 704편이 공항을 맴돌다 20여분 뒤 착륙했다.

청주공항에서 중국 푸동과 하얼빈으로 떠나려던 국제선 항공기 2편의 출발이 늦어졌고, 제주에서 청주로 향했던 항공기 도착도 지연됐다.

공군본부는 당일 행사와 민간인의 활주로 진입과 관련해 진상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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