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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 3인조 강도’ 17년 만에 무죄 선고… 법원 “법이 약자를 살피지 못했다”

‘삼례 3인조 강도’ 17년 만에 무죄 선고… 법원 “법이 약자를 살피지 못했다”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16-10-28 18:08
업데이트 2016-10-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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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재판부 “자백·진술 합리적이지 않아”
“돌아가신 아버지 하늘나라서 기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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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삼례 3인조 강도치사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임명선(왼쪽부터)·강인구·최대열씨가 꽃다발을 들어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28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삼례 3인조 강도치사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임명선(왼쪽부터)·강인구·최대열씨가 꽃다발을 들어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삼례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피고인들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부(부장 장찬)는 28일 강도치사 혐의로 기소된 최대열(38)씨 등 ‘삼례 3인조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들의 자백과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장찬 재판장은 “17년간 크나큰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은 피고인들과 그 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심 대상 판결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피고인들이 자백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했다. 법원으로서는 설령 자백했더라도 정신지체로 자기 방어력이 부족한 약자들이라는 점을 살펴 좀더 관심을 가지고 자백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부분에 대해 면밀히 살피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재판이 끝나자 피고인들과 가족, ‘삼례 3인조’의 누명을 벗기려고 노력했던 박영희 전 전주교도소 교화위원, 박준영 변호사 등 20여명은 얼싸안고 지난 세월의 회한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17년 만에 누명을 벗은 최대열씨는 “이제 무거운 짐을 내리고 저희 엄마, 아빠가 좋은 나라, 편한 나라로 가시게 됐다”며 “새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강인구씨도 “여러 사람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소회를 밝혔다. 임명선씨는 “제가 교도소에 있을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제 하늘나라에서 기뻐할 것”이라며 “앞으로 새 출발하는 의미에서 열심히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조만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삼례 3인조’는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쯤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모(당시 76세) 할머니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각각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검찰은 판결문을 받아본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삼례 3인조’를 변호한 박 변호사는 “항소 자체가 상식에 반하는 것이며 사건 책임자들이 왜 이런 범인을 조작하고 진범이 나타났는데도 왜 풀어 줬는지에 대해 반성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6-10-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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