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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한 푼도 못 돌려준다는 약관?… 날짜 남은 공연 티켓 환불됩니다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한 푼도 못 돌려준다는 약관?… 날짜 남은 공연 티켓 환불됩니다

장은석 기자
입력 2017-03-03 22:36
업데이트 2017-03-0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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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연극 등 환불 기준 제대로 알기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미달조항은 권고 대상
공연 10일 전 전액… 당일 10% 환불 가능
주연 배우 바뀐 공연은 환불에 배상까지
주최측 거부 대비해 신용카드 결제가 유리

직장인 A(30대)씨는 지난해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같이 보려고 20만원을 내고 티켓을 예매했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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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여자친구가 갑자기 회사 일정이 생겨서 콘서트에 못 가게 됐는데요. 티켓 예매를 취소하려고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환불 관련 메뉴가 보이지 않네요. 그래서 주최 측에 전화해 물어보니 환불이 아예 안 된다는 겁니다.

A씨는 “아직 공연이 7일이나 남았는데 환불을 안 해주는 건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지만 주최 측에서는 “1년에 한 번 있는 공연이고, 공연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서 다른 관객을 유치하기도 힘들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주최 측에서는 “이미 예매할 때 약관에 ‘환불 불가’라고 공지했기 때문에 환불은 절대 안 된다”고 우기네요.

과연 A씨는 20만원짜리 티켓에 대해 한 푼도 환불받지 못하는 걸까요?

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A씨는 일정 금액의 위약금을 떼고 나머지 요금을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서 콘서트와 뮤지컬, 연극 등 공연업의 환불 조건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요. 공연일 10일 전까지는 전액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공연일 7일 전까지는 10%, 3일 전까지는 20%, 1일 전까지는 30%, 공연 당일의 공연 시작 전까지는 90%의 위약금을 떼고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죠.

공연 특성상 갑자기 소비자가 예매를 취소하면 주최 측에서도 다른 관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취소 위약금이 다소 센 편입니다.

A씨의 경우 공연일로부터 아직 7일 전이기 때문에 총입장료 20만원의 10%인 2만원을 떼고 18만원을 되돌려 받을 수 있죠.

다만 예외도 있는데요. 공연일 3일 전까지는 소비자가 예매한 뒤 24시간 안에 취소하면 전액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공연 업계에서도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약관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불 불가’라는 조항을 약관에 넣거나 취소 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네요. 소비자원에 따르면 이와 같은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에 따라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이기 때문에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적용해 주최 측에 환불해 주도록 합의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뮤지컬이나 연극의 경우 주연 배우 등 중요한 출연진이 갑자기 바뀌는 일도 가끔 있는데요. 이와 같이 공연 내용이 계약과 다르다면 주최 측에서 소비자에게 입장료를 전액 환불해 주고 입장료의 10%까지 배상해야 합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주최 측에서 환불을 거부할 때를 대비해 할부 항변권이나 청약 철회가 가능하도록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영화표는 공연 티켓과는 환불 조건이 많이 다릅니다. 영화표는 영화 시작 20분 전까지 환불을 요청하면 전액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영화 시작 20분 전에서 시작 전까지는 입장료의 50%만 환불받을 수 있죠. 영화가 일단 시작되면 한 푼도 환불이 안 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영화관에서도 다른 관객에게 표를 팔 수가 없어 손해를 보기 때문이죠. 환불하려는 소비자는 ‘영화 시작 20분 전’까지 환불을 요청해야 손해를 보지 않겠네요.

영화 시작 시간은 입장권에 적힌 시간을 기준으로 합니다. 영화 시작 시간이 지나도 영화가 아니라 광고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요. 영화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더라고 입장권에 적힌 영화 시작 시간이 지났다면 환불받을 수가 없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직접 영화관에 가서 표를 끊지 않고 모바일 앱으로 예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요. 모바일 앱으로 끊은 영화표도 환불 조건은 같습니다.

만약 공연 주최 측이나 영화관에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면 소비자원에 피해 상담을 하고 피해 구제를 신청하면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esjang@seoul.co.kr
2017-03-0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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