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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고민 끝 지도자 선택…나중에 한국서 감독하고 싶다”

홍성흔 “고민 끝 지도자 선택…나중에 한국서 감독하고 싶다”

입력 2017-04-30 13:53
업데이트 2017-04-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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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샌디에이고 루키팀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 시작“실력이 아닌 팬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다”

‘쾌남’ 홍성흔(41·두산 베어스)은 18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하며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걸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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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은퇴 ’정든 그라운드여 안녕’
홍성흔 은퇴 ’정든 그라운드여 안녕’ 두산 홍성흔이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두산과 롯데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서 홈플레이트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성흔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실력이 아니라 팬들의 사랑을 먹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1999년 입단 당시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홍성흔은 “15㎏ 정도 살이 빠졌다”며 근황을 전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조용히 은퇴를 선언했던 홍성흔은 지난 2월부터 박찬호의 소개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팀 코치로 일하고 있다.

그는 “방송과 해설 등에서 많은 제의가 왔지만, 고민 끝에 지도자 길을 걷기로 했다. 나중에 기회가 온다면 한국에서 감독까지 해보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경희대 시절부터 대형 포수의 자질을 보여준 홍성흔은 1999년 두산의 전신인 OB로부터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입단 첫해 신인상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김태형(50) 현 두산 감독과 진갑용(43) 등 쟁쟁한 선배와 주전 포수경쟁에서 승리한 홍성흔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화끈한 공격력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했다.

2007년까지 두산 안방을 지키던 홍성흔은 2008년 지명타자로 전향한 뒤 타격 재능이 만개했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뒤 2009년 롯데와 계약했다.

롯데에서 보낸 4년은 홍성흔의 최전성기였다.

리그 최고의 강타자로 자리하며 롯데 타선을 이끌었고, 2009년에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리그 타격 2위를 기록했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뒤 2013년 두산에 돌아온 홍성흔은 2015년부터 서서히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지난해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홍성흔의 통산 성적은 타율 0.301에 2천46안타, 208홈런, 1천120타점이다. KBO리그 최초로 우타자 2천 안타 고지를 밟았고, 포스트시즌 안타 101개 역시 역대 최다다.

다음은 홍성흔과 일문일답이다.

-- 루키리그 일과는 어떤가.

▲ 코치는 오전 4시 반부터 일어나 얼리 워크에 들어간다. 원하는 선수 훈련을 도와준다. 정말 메이저랑 마이너랑 엄격하게 차이를 두더라. 훈련량도 많다. 선수가 원하면 무조건 코치는 만족하게 해줘야 한다. 거기 가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 영어 실력은 늘었는가.

▲ 저는 제자리 같은데, 박찬호 선배가 와서 “적응력은 최고”라고 해주더라. 말도 조금씩 하고 있다. 용병 제도가 저한테 많이 도움이 됐다. 니퍼트, 에반스, 우즈 이런 선수와 스스럼없이 했던 게 빨리 적응하는 데 힘이 됐다.

-- 살이 많이 빠졌다.

▲ 솔직히 만만하게 보고 갔다. 미국은 한국에서 하는 야간연습도 없고. 대신 새벽 훈련이 있더라. (웃음) 메이저 생각하고 갔는데, 마이너는 차이가 크더라. 많이 뛰어다녔다. 샌디에이고만의 일인지 모르지만 군대 같다는 느낌 받는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미국에서 정식 코치로 인정받고 싶다. 아직 한 분도 안 계신 거로 안다. 한국인으로 미국에서 코치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한다. 한국 선수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 배트 플립 동영상으로 친해졌다고 들었다.

▲ 그거 없었으면 친해지지 못했을 거다. 굉장히 신기하게 보더라. 충격으로 받아들이더라. 타자 쪽에서 ‘어떻게 그거 하는 거냐’고 물어보며 친해졌다. 덕분에 많이 가까워졌다.

-- 롯데전 은퇴식을 하게 됐다.

▲ 이건 생각도 못 했다. 두산 쪽에서 많이 배려해주신 거 같다. 솔직히 말해서 껄끄러울 수 있는 상황인데, 두산에서 마음 크게 해주셨다. 너무 놀랍고 감사드린다. 은퇴식을 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 여기에서 18년을 한 게 아니라, 롯데에 다녀와서다. 구단에서 크게 마음 열고 은퇴식 해주는 거에 감사하다.

-- 두산과 롯데 중 소중한 팀이 있는가.

▲ 이제는 두산이다 롯데다 이런 것보다 야구인으로 고마운 팀이다. 기회를 준 롯데, 신인부터 함께한 두산 모두 고맙다. 굳이 나누는 건 어폐가 있다. 둘 다 소중한 팀이다.

-- 축하해준 후배가 있는가.

▲ 이대호 잠깐 만났는데 “형님 살이 왜 이리 빠졌느냐. 50살까지 할거라고 봤는데 일찍 그만뒀다”고 하더라. 이따 ‘어제 왜 퇴장당했냐’고 물어볼 생각이다.

-- 은퇴식에서 눈물 보이는 선수가 많다.

▲ ‘절대 울지 말자. 울면 지는 거다’ 라고 생각했다. 마음의 준비는 했다. 떠난다는 마음보다는 새로운 출발이라 기쁘다고 마음 다졌다.

-- 은퇴 결심한 당시와 지금의 감정 차이는.

▲ 그때 인터뷰 안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샌디에이고에 조금이라도 자리 잡아서 다행이다. 당시에는 조용히 떠나고 싶었다. 은퇴식에 많은 사람도 오고, 할 이야기도 있어서 다행이다. 사람이 직업을 잃으면 당황한다. 그때는 좋은 말이 나오지 않을 거 같았다.

-- 향후 방향은 정했는가.

▲ 정말 많은 콜이 왔다. 방송 쪽에서. 서장훈, 안정환 씨처럼 사례도 있다. 이쪽(연예계)을 생각했을 때 마음이 불편하더라. 지금까지 야구 한 사람이고, 후배와 땀 흘리고 싶더라. 지금 정말 행복하다. 돈은 좀 안 되지만 말이다.

-- 코치 연수는 언제까지인가.

▲ 기약 없다. 코치로 인정받을 때까지다. 지금은 코치로 일하며 미국야구 어떻게 하는지 배우는 게 중요하다.

-- 가장 기억나는 장면 꼽아달라.

▲ 첫 번째는 신인상 받았을 때다. 진갑용 선배라는 대선배를 제치고 신인상 받았을 때 기억난다. 두 번째는 2001년 포수로 앉아서 마해영 선배 삼진 잡고 진필중 선배 부둥켜안았을 때다. 마지막은 2015년이다. 그렇게 큰 활약 못 했지만, 선수들 활약으로 우승했다.

-- 가장 애착 있는 기록은.

▲ 2천 안타다. 그거에 따라 200병살(타)이 왔다. 지금 미국 애들은 내가 200병살 친 거 모른다. 오른손 첫 번째 신기록 가졌다고 우려먹는다. 200병살 기사 나가면 큰일이다.

-- 아쉬움이 있다면.

▲ 마지막에 시즌을 앞두고 팬들께 실망하게 한 부분이다. 그게 아쉽다. 팬들에게 인정받고 할 수 있었는데, 가볍게 말해 실망 드려 아쉽다. 반성하고 있다.

-- 선수들 가르치며 아쉬움이 남지 않는가.

▲ 제 배트 스피드가 빠르니까 다들 가르쳐달라고 한다. 선수들보다 홈런도 잘 친다. 아직 에너지가 남았다. 그래도 이제는 선수들이 날 따라주고 인정받고 싶다. 근육도 싹 빠져서 평범해졌다. 15㎏ 정도 빠졌다. 몸은 힘든데, 정신적으로 기쁘다.

--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지.

▲ 저는 선수들과 같이 뛰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솔직히 무게 잡는 걸 못한다. 선수와 어울려 뛰고 시범 보이고. 선수들이 ‘이 코치 열정적이다’라고 생각하는 코치로 남고 싶다. 감독도 열정적이어야 한다는 마인드다.

-- 두산 지휘봉 잡는 것도 원할 거 같다.

▲ 감독직은 하늘이 내려주는 거다.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거 아니다. 그래도 나중에 제의가 오면 한국에서 감독을 해보겠다는 욕심이 있다.

--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선수 때도 떨어져 있다가, 지금도 떨어져 있다. 아내가 잘 이해해준다. 그렇게 이해해주니 고맙다. 아이들도 응원해준다. 덕분에 힘내서 할 수 있는 거 같다.

-- 팬들에게 남긴 말.

▲ 여기까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왔다. 실력이라고 생각 안 한다. 마지막에 은퇴한 계기도 ‘더 (야구)하면 (팬들) 사랑을 잃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몸은 괜찮았다. 물론 내 실수도 있었다. 여태껏 팬들이 뒤에서 밀어줘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인사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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