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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박 복원 움직임에 대한 우려

[사설] 친박 복원 움직임에 대한 우려

입력 2017-05-17 22:02
업데이트 2017-05-1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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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대선 패배 이후에도 변화를 모색하기보다 친박(친박근혜)계 복원 등 구태를 답습하고 있어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어제 SNS를 통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 간 뒤 슬금슬금 기어나와 당권이나 차지해 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이라며 친박계를 맹비난했다. 현재의 단일형 지도체제를 집단 지도체제로 바꾸려는 세력을 비판한 것이지만 친박계의 복원 움직임을 질타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친박계 의원들은 “홍 전 지사가 제정신인지. 막말로 표심을 잃은 홍 전 지사가 여전히 성찰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며 발끈했다.

물론 홍 전 지사의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보여 준 막말은 전통적인 보수성향의 지지자들조차 등을 돌리게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분간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감과 지지자들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마땅하다. 휴식차 떠난 미국에서 SNS를 통해 “신보수주의 이념을 중심으로 당을 새롭게 하겠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

제1야당으로 새 출발이 필요한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지도체제를 정비하는 일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대선 참패에 대한 책임과 성찰의 과정도 없이 곧바로 당권 경쟁으로 갈등을 빚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친박계 복원 움직임은 누가 봐도 어불성설이다. 대선 직후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13명을 복당시키고,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의 당원권 정지를 해제한 것은 성급한 결정이었다. 재판 중인 이완영, 김한표, 권석창 의원과 이완구 전 원내대표 등에 대한 면책도 마찬가지다. 당의 화합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의석수를 늘리려는 정치공학적 판단에 급급했다는 비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개혁 의지를 보여 주기는커녕 당원과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행위임이 틀림없다.

자유한국당의 국회 의석수는 107석으로 여전히 보수 세력의 중추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올바른 견제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개혁과 쇄신으로 새롭고 건강한 보수의 모습을 다시 찾아야 한다. “이념적 지향점도 바꾸고, 지도부도 바꾸고, 정신도 바꾸고, 자세도 바꿔야 한다”는 홍 전 지사의 말은 틀린 게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환골탈태의 각오가 필요하다.
2017-05-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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