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효·김민희 주연…“최근작 중 가장 대중적”

‘그 후’
“그의 최근작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 “지금까지 본 경쟁작 가운데 최고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신작 ‘그 후’가 22일(현지시간) 칸에서 언론 시사회에서 공개됐다.

‘그 후’는 유부남 봉완(권해효)를 중심으로 봉완의 옛 애인(김새벽)과 봉완의 출판사에 처음 출근한 아름(김민희), 아름을 남편의 애인으로 착각한 봉완의 아내(조윤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상의 대화와 유머라는 홍 감독 영화의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있으면서도, 단순한 플롯과 명확한 인물 관계, 그리고 대중이 원하는 듯한 결말까지 담아내 영화와 관객과의 접점은 한층 넓어진 듯한 느낌이다.

전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김민희를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그 후’에서는 불륜남 봉완 역을 맡은 권해효가 극을 이끌어간다.

봉완이 매일 새벽 출근길에 나서자, 봉완의 아내는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의심한다. 집에서 연서를 발견한 아내는 출판사로 쫓아오고, 아름을 내연녀로 오해한다. 처음 출근한 날부터 사장의 아내로부터 수차례 뺨 세례를 맞은 아름은 회사를 그만두려 하고 봉완을 그를 말린다.

그러던 차에 봉완의 내연녀이자 출판사를 그만뒀던 옛 애인마저 찾아와 다시 출근하겠다고 말한다.

영화는 봉완때문에 복잡하게 꼬인 세 명의 여인과 우유부단한 봉완에게 골고루 시선을 나눠주며 각자의 입장과 억울함을 대변한다.

영화는 대부분 등장인물 두명의 대화로 전개된다.

봉완과 아람은 중국집 탁자 앞에서 뜬금없이 실체와 믿음에 관한 주제로 논쟁을 벌인다.

옛 애인은 봉완과 술을 마시며 둘의 관계를 집에 알리지 못하는 그를 향해 “비겁한 사람”이라고 비난한다. 식탁 위에 봉완과 마주 보고 앉은 아내는 “다른 여자가 생겼냐”며 봉완을 추궁한다.

봉완은 이들 세 여성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등장인물의 정면이 아니라 옆모습을 한 프레임에 담으며 롱테이크로 찍은 이런 대화 장면들은 온전히 대사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한국에서 약 3주간 촬영됐으며, 홍 감독의 전작 ‘오!수정’(2000), ‘북촌방향’(2011)에 이어 흑백영화로 제작됐다. 봉완의 아내 역으로 권해효의 실제 부인인 연극배우 조윤희가 출연했다. 두 배우뿐만 아니라 김민희, 김새벽 등이 모두 고른 연기력을 보여준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유력 영화 비평지 포지티브의 편집위원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 평론가인 위베르 니오그레는 시사회 이후 “판타스틱한 작품”이라며 “올해 칸영화제서 공개된 경쟁작 가운데 최고”라며 찬사를 보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이번 작품에서 1960년대 프랑스를 주도했던 영화적 스타일을 볼 수 있었다”면서 “그러면서도 복잡하지 않은 구조와 혼란을 야기시키는 요소가 없어 영화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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