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설 21년 시총 29배 성장에도 여전히 개인·단타 위주 거래 성행…“나스닥처럼 미래기술기업 키워야”
다음달 1일 코스닥 시장이 씁쓸한 생일을 맞는다. 스물한 살 어엿한 성인으로 시가총액 등 덩치는 커졌지만 ‘코스피 2군 리그’라는 오명은 여전하다. 특히 ‘한국판 나스닥’을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애플, 구글 알파벳, 아마존 등 4차 산업혁명 주도주가 시장을 이끄는 나스닥과 비교해 코스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개인 거래·단타 위주의 매매 등 한계가 여전해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은 기업가치 대신 테마에 휘둘리는 장세가 이어지다 보니 안정적인 자금 조달의 시장이 아닌 작전세력의 놀이터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연초 이후 코스닥 거래대금 비중을 보면 개인이 88.5%를 차지했고 외국인은 6.6%, 기관은 3.9%에 불과했다.
게다가 코스닥의 상징 기업인 시총 2위 카카오마저 지난 14일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결정해 코스닥은 ‘마이너리그’라는 굴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대형주 위주 장세가 계속되면서 연초 1390선이었던 코스피와 코스닥의 차이는 지난 23일 1710선까지 벌어졌다.
미국의 나스닥은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들의 텃밭이지만 코스닥의 상황은 다르다. 코스피와 코스닥 내 정보기술(IT) 업종 비중은 각각 29%, 31%로 그다지 차이가 없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에는 주로 코스피 소속 대형 기업에 납품하는 부품소재 업체들이 많다”면서 “나스닥처럼 자신만의 창의적인 기술로 성장하는 기업들을 키우고 유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7-06-26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