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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만 받는 식당엔 1만弗 드려요” 비자카드, 현금과의 전쟁

“카드만 받는 식당엔 1만弗 드려요” 비자카드, 현금과의 전쟁

입력 2017-07-13 12:35
업데이트 2017-07-1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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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카드가 현금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영세 상인들에게 현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계산대 업그레이드, 마케팅 비용 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는 구상을 이날 공개했다.

비자카드는 우선 50개의 레스토랑과 식당들에 각각 1만 달러(약 1천100만 원) 지원할 계획이다. 비자카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총 50만 달러가 소요되는 “1차 사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업소는 직불카드나 신용카드만 받아야 한다. 그 대가로 비자는 애플 페이와 같은 무접촉 결제수단을 처리하기 위한 기술적 업그레이드 비용을 보전해준다.

비자카드는 8월부터 신청서를 받아 지원 대상을 선정하되, 온라인 거래만 취급하는 업소는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비자카드가 지원할 1만 달러의 일부는 마케팅 비용을 보전해주는 성격이다.

비자카드가 전쟁을 선언한 것은 신용카드를 통한 거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현금이 끈질기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 거래가 지속되는 것은 신용카드 회사의 매출을 늘리는 데 걸림돌이다.

비자카드는 오래전부터 현금을 숙적으로 간주하고 이를 잠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연말 취임한 알 켈리 비자카드 최고경영자(CEO)도 현금 퇴출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을 정도다.

닐슨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로 결제된 상품과 서비스 구매액 가운데 비자카드로 이뤄진 것은 59%였다. 이는 마스터카드의 25%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비자카드 측은 그러나 지난해 전 세계에서 현금과 수표를 통해 결제된 상품과 서비스 구매액은 17조 달러로, 전년 대비 2%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금의 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2015년 미국에서 이뤄진 소비자 거래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였다. 이는 직불카드(27%), 신용카드(21%)를 모두 앞지른 것이다.

비자는 이런 추세를 바꾸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차료와 임대료 같은 현금 거래의 아성을 파고드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비자카드는 ‘현금 없는 사회’를 확대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 정부와 맺은 협약이 그 실례다.

뉴욕의 멕시코 식당 세컨드시티는 2016년 개업한 이후 현금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식당 관계자는 금전등록기나 금고를 주문한 적이 없었고 돈을 일일이 세거나 은행을 방문할 일이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식당을 주로 찾는 밀레니엄 세대 고객들로부터 현금을 받지 않는 데 대한 불평을 들은 경우는 거의 없지만 카드 수수료를 내는 것이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많은 영세 상인들이 카드를 기피하는 이유의 하나는 수수료 부담이다. 미국 전국소매업연맹에 따르면 상인들이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는 거래액의 평균 2% 수준이다.

비자카드 측은 현금을 받지 않으면 매출을 더 늘릴 수 있고 도둑질을 당할 위험도 줄어든다고 영세 상인들을 설득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금을 상대로 한 비자카드의 확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샌들러오닐앤드파트너스의 크리스 도나트 이사는 “가계수표 같은 것을 없애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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