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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권 상징 류샤오보, 간암말기 진단부터 사망까지

中인권 상징 류샤오보, 간암말기 진단부터 사망까지

입력 2017-07-13 22:43
업데이트 2017-07-1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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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61)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은지 한달여 만에 숨지자 중국 당국이 제대로 ‘관리’했는 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가 장기간 수감돼온 과정에서 교도소 당국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아, 병증을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한 채 숨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욱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류샤오보가 유럽 등에서 선진 의료진의 치료를 원했으나, 중국 당국이 그마저도 사실상 차단한 것은 정당하지 못한 조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샤오보의 몸 상태가 간암 말기라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 5월23일. 그를 수감했던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교도소는 정기 건강검진에서 류샤오보에 대해 간암 말기로 판단됐다고 밝히고, 수일 후 가석방 조치했다.

우선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에 입원시키고 의학적 치료를 받도록 했으나 불과 한달여 만에 사망에 이른 것이다.

선양시 사법국은 지난 3일 “최고의 의료진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의술과 요법으로 간암 진단을 받은 류샤오보를 치료하고 있다. 병원측이 간암 전문의들과 상의해 종합적인 치료법을 류샤오보 치료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5일에는 “미국, 독일 등지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간암치료 전문의를 중국으로 초청키로 결정했다”고 홍보했으나, 내막을 보면 입원기간 류샤오보의 병세는 급속히 악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류샤오보는 지난 3일 배에 찬 복수(腹水)를 뺀 뒤 병세가 호전되는 듯했으나 5일에 갑자기 다시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 전 수일간 복수가 증가하고 간 기능이 떨어졌고, 간 기능 저하로 인해 양약이나 한약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달 28일 중국 당국은 수감 당시 류샤오보가 운동, 면회, 암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과정을 담은 3분5초짜리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 당국은 나름대로 정상적인 검진과 치료를 했다는 걸 강변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류샤오보가 간암을 얻게 된 원인 규명이 되지는 않았으나, 긴 옥살이로 인한 심신의 탈진이 주요 원인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2008년 12월 세계인권선언 채택 60주년을 맞아 민주화 요구를 담은 ‘08헌장(Charter 08)’ 발표를 주도한 이유로 체포돼 재판을 거쳐 11년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는 동안 건강을 해친 것으로 나타났다.

징역살이 중에 치료를 위해 가석방됐던 반체제 인사 가오위(高瑜·72·여)는 “류샤오보가 감옥에 가기 전만 해도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7년 후에 그가 불치병과 싸울지 누가 상상이냐 했겠느냐”고 비판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치료가 어려운 간암 말기에 이르기까지 류샤오보의 병세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미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류샤오보 자신이 B형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20여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의료진과의 문답 장면이 포함돼 있다.

중국 당국이 이런 사실에 주목했다면 류샤오보의 B형 간염 보균이 간암으로 진전됐겠느냐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류샤오보의 가석방 소식이 나오자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에게 적절한 치료를 즉시 제공해야 하며 즉각적이고 무조건 풀어줘야 한다”며 주장했다. 서방 각국도 외교 경로를 통해 류샤오보 부부의 출국을 요청했으나,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 말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가 외국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이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될 것을 우려해 외국에서의 치료를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오보는 사망 전에 “죽어도 서방에서 죽겠다”며 강력한 출국희망의사를 밝혔으나, 중국 당국의 거부로 결국 타향인 선양(瀋陽)의 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아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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