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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토리] 부상 털고 ‘결승골’… 온아의 우생순 ‘진행형’

[스포츠&스토리] 부상 털고 ‘결승골’… 온아의 우생순 ‘진행형’

입력 2017-07-13 22:44
업데이트 2017-07-1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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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핸드볼코리아리그 우승 이끈 김온아

“축하 문자메시지 가운데 ‘김온아가 다시 돌아왔다’라는 게 제일 기억에 남네요.”
핸드볼 코리아리그 챔피언 결정전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김온아가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힘들었던 속내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밝히며 활짝 웃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핸드볼 코리아리그 챔피언 결정전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김온아가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힘들었던 속내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밝히며 활짝 웃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13일 경기 남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온아(29·SK슈가글라이더즈)에게는 뜨거운 승부를 증명하는 생채기로 가득했다. 목에는 골문으로 치닫다 상대 수비에게 긁힌 붉은 흔적이 여전했다. 챔피언 결정전 도중 동료 선수들과 작전을 주고받느라 소리를 많이 질러 살짝 쉰 목소리였다. 자정까지 이어진 우승 뒷풀이 탓인지 피로한 듯했다. 그렇지만 서울시청과의 혈투 끝에 2017 핸드볼 코리아리그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까지 꿰찬 기쁨에 얼굴은 줄곧 싱글벙글이었다. 1·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1점 차(31-30) 짜릿한 승리를 거둬 기쁨이 2배였다.

“경기 막판에 실수를 하면 바로 동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맞아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빈 곳이 있더라고요. 곧바로 치고 들어가 쐐기골을 넣었는데 이겼다는 생각에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올림픽에 나가서도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크게 안 했는데, 이번엔 이기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했어요. 우승하니까 회사에서 소고기를 사주더군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서울시청을 31-30으로 누른 SK슈가글라이더즈 선수들이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서울시청을 31-30으로 누른 SK슈가글라이더즈 선수들이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온아는 한국 여자 대표팀 에이스였지만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쇄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의 공백으로 지난 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던 SK는 부진을 거듭하며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절치부심한 김온아는 올 정규시즌 중반부터 자기 페이스를 찾더니 92골 49도움을 쌓았다. 결국 SK는 정규시즌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챔피언 결정 1·3차전에 결승골을 넣은 김온아의 ‘알짜 활약’을 앞세워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강경택 SK 감독이 경기 전 심판과 식당에서 인사를 나눴다는 이유로 3차전엔 출장을 정지당하는 악재마저 극복한 짜릿한 승리였다.

“2차전을 마치고 숙소에서 감독님께서 할 말이 있다면서 ‘출장 정지’ 건에 대해 귀띔하셨어요. 미안하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를 잊지 않더라고요. 선수들이 살짝 동요하긴 했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잘해 보자는 마음이 더 강했어요. 감독 대행을 맡은 이기호 코치께서 3차전 시작 직전 라커룸에서 ‘게임엔 지더라도 몸싸움 지는 것은 너무 싫다. 다부지고, 자신감 넘치게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어요. 그래서 경기가 더 불꽃 튀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온아가 다시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덴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친동생 김선화(26)의 역할이 컸다. 자매는 2009년부터 인천시청에서 같이 뛰다가 2015년 11월 SK로 같이 이적했다. 부상과 이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김온아에게 동생 선화는 큰 버팀목이 돼 주었다.

“부모님께서 ‘딸들이 두 팀으로 찢어져 뛰는 꼴을 나는 못 보겠다’고 말씀하시기도 했고 동생이랑 같이 있어야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동생하고는 친구 같은 사이예요. 챔프 2차전 때 동생의 슛이 너무 막혀서 ‘보고 던지라고’라고 소리쳤어요. 그랬더니 동생이 ‘언니랑 이제 말 안 한다’며 삐치더라고요. 근데 또 제가 못하면 ‘언니 창피해’라고 냉정하게 말해서 도움이 되기도 해요.”

이번 챔프전엔 오랜만에 관중이 가득 들었다. 매번 1점 차 살얼음 승부를 선보이고, ‘양 팀 에이스’ 김온아-권한나(28·서울시청)의 라이벌 관계까지 화제에 오르며 관중이 갈수록 늘어 3차전엔 2000여명이 몰렸다.

“수비 도중에 한나가 한 골을 넣으면 저도 분발해야겠다 생각하고 공격 때 다시 골을 넣었던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팬들께서 관전포인트로 재밌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평일 오후 4시 경기인데 관중이 많이 오셨어요. 연차까지 낸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평소 관중이 적으면 연습경기를 하는 느낌이 들어 힘이 빠졌는데 많이 응원해 주셔서 좋았어요. 앞으로도 핸드볼에 관심을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김온아는

출생 1988년 9월 6일 전남 무안

키·체중 167㎝·50㎏

소속 SK슈가글라이더즈

학력 무안초-무안북중-백제고

주요 수상

2008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은메달

2017-07-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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