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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 의료진 보완… 임상 결과 기대, 성공한다면 뇌질환 연구 불씨 다시 지필 것”

“한·중 양국 의료진 보완… 임상 결과 기대, 성공한다면 뇌질환 연구 불씨 다시 지필 것”

김병철 기자
입력 2017-07-27 18:08
업데이트 2017-07-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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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최 美스토니브룩의대 신경학과장

“이번에 공개된 뇌졸중 치료제 ‘뉴 2000’은 현존하는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이며 임상 진행 설계도 잘 이뤄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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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최 美스토니브룩의대 신경학과장
데니스 최 美스토니브룩의대 신경학과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을 지낸 데니스 최(한국명 최원규) 미국 뉴욕 스토니브룩의과대 신경학과 학과장 겸 신경과학연구소장은 지난 21일 중국에서 열린 ‘뇌졸중 치료제 임상실험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지켜본 소감을 27일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과 중국의 임상 2상은 앞으로 진행하면서 약간의 조정은 필요하겠지만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약의 기전이 좋고 양쪽 의료진이 상호 보완적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뇌졸중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최 소장은 “뇌졸중에 대한 연구 방향이 잘못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면서 “뇌졸중은 여러 경로로 오는데 지금까지 연구는 한 가지 표적만으로 접근해 실패를 거듭했다”고 지적했다. 뇌졸중은 싱글타깃이 아닌 다중타깃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번에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뉴 2000’이 바로 그런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신경과학회 회장과 다국적 제약사 머크사 부사장을 지낸 최 소장은 “머크사에서도 2006년 한국 기업이 개발한 ‘뉴 2000’의 기술을 이전받으려 했으나 당시 회사가 개발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피해보상에 엄청난 돈을 쓰는 바람에 포기했다”고 아쉬워했다.

최 소장은 “인류에게 큰 부담을 주는 뇌졸중을 정복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번에 임상 2상이 성공하면 과거 실패하고 떠났던 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회귀해 뇌질환 연구에 다시 힘을 쏟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부터 3년간 KIST 뇌과학연구소장을 지낸 동기에 대해 최 소장은 “조부와 선친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에 내가 갖고 있는 재능과 지식을 아버지 나라에 기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데니스 최 소장의 할아버지 최창식(1892~1957) 선생은 상하이 임시정부 설립을 주도하고 임시의정원 초대의원을 지낸 독립운동가이다. 일제 치하에서 황성신문 기자와 오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역사 저술물을 발간했다는 죄목으로 옥살이했다. 아버지인 최영화 박사는 1960년대 KIST 설립을 돕고 1970년 중화학공업 육성 계획을 만드는 등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데 초석을 다진 주인공이다.

그는 끝으로 “앞으로 뇌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학문과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실질적인 투자 등 두 가지로 병행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임상 네트워크를 구성해 플랫폼에 들어온 각종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7-07-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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