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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긴 터널 뚫은 긍정 오뚝이의 5년

30㎝ 긴 터널 뚫은 긍정 오뚝이의 5년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7-08-07 23:34
업데이트 2017-08-0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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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골퍼’ 김인경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김인경(29)이 먼 길을 돌고 돌아 마침내 ‘메이저 퀸’이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입문 10년 만이며 2012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18번홀에서 30㎝ 퍼트 실수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놓친 지 5년 만이다.
김인경이 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인근의 킹스반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직후 트로피를 든 채 펄쩍 뛰어오르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세인트앤드루스 AP 연합뉴스
김인경이 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인근의 킹스반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직후 트로피를 든 채 펄쩍 뛰어오르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세인트앤드루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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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은 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인근의 킹스반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코스 레코드’(64타·대회 최저타수) 타이기록으로 무섭게 추격한 2위 조디 섀도프(잉글랜드)를 2타 차, 미셸 위(미국) 등 3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리며 올 시즌 세 번째 우승을 일궈 LPGA 투어 다승 선두가 됐다.

●섀도프, 마지막 18홀까지 2타 차로 쫓아와 한때 ‘긴장’

이날 우승 경쟁은 좀 싱거울 것 같았다. 2위 그룹과 6타 차 출발, 그리고 4라운드 1번홀 탭인 버디로 그의 우승을 위협할 만한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인경의 ‘골프 인생사’처럼 우승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오후 들어 굵어진 빗줄기도 전혀 도움이 안 됐다.

9번홀이 위기였다. 티샷 실수에 이어 3m짜리 파 퍼트를 놓쳤다. 44홀 만에 나온 보기와 지나치게 지키려는 플레이가 2위 그룹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10·13·16번홀의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살짝 외면했다. 김인경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공동 7위(8언더파)로 4라운드를 출발한 섀도프가 단독 2위로 치고 올라왔다. 그는 이날 18홀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17번홀에서 회심의 버디를 잡으며 16언더파로 김인경을 강하게 압박했다. 선두 김인경과는 겨우 2타 차. 티샷 실수가 나오거나 해저드에 빠지면 연장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인경의 연장 성적표는 5전 전패.
2012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 미션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30㎝ 파 퍼트에 실패한 뒤 망연자실하는 모습. AP 자료사진
2012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 미션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30㎝ 파 퍼트에 실패한 뒤 망연자실하는 모습.
AP 자료사진
●김인경 시즌 3승 다승 1위… 상금 100만 달러 돌파 ‘제2전성기’

결국 승부처는 그린 앞에 개울이, 뒤에는 벙커가 자리잡은 17번홀이었다. 맞바람까지 불어 비거리가 짧은 김인경에게는 불리했다. 파만 해도 우승 고지의 9부 능선을 넘지만 보기를 기록하면 2012년의 악몽이 또다시 재현될 수도 있었다. 그는 안정적인 티샷에 이어 환상적인 두 번째 샷으로 홀 3m 옆에 공을 떨궜다. 버디 퍼트는 아쉽게 홀을 비켜 갔지만 무난하게 파를 지켜 냈다. 그는 “코스 곳곳에 리더보드가 많아 2타 차까지 쫓긴 사실을 모를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침착하게 파를 지켜 나가 우승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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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들어 올린 트로피는 12개(22전 12승). 2015년 최다승 기록(15승) 경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특히 올해 네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3승을 합작했다.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대니얼 강(25)까지 포함하면 한국계 선수가 올해 메이저대회를 싹쓸이한 셈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7-08-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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