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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계란서 38년전 사용 금지된 맹독성 살충제 DDT 검출

친환경 계란서 38년전 사용 금지된 맹독성 살충제 DDT 검출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08-21 09:28
업데이트 2017-08-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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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살충제 성분 전수조사에서 약 40년 전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농약 ‘DDT’가 추가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DDT는 암을 유발하는 맹독성 살충제여서 국내에서 생산이 중단되지 오래됐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683개 친환경 인증 농장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수조사 결과, 경북 지역 친환경 농장 2곳의 계란에서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이 검출됐다.
못 믿을 ’해썹(HACCP)’…살충제 계란농장 59%에 인증
못 믿을 ’해썹(HACCP)’…살충제 계란농장 59%에 인증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판매대. 2017.8.20
연합뉴스
과거 살충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DDT는 인체에 흡수되면 암은 물론 여러 이상증세를 일으키는 맹독성 물질로 알려졌다.

특히 반감기(체내에 들어오면 물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기간)가 최대 24년으로 알려져 전 세계적으로도 사용이 엄격히 금지됐다. 1939년에 개발된 DDT는 사용이 시작되면서 강력한 효과로 주목을 받았다.

종전의 살충제는 곤충이 먹어야 효과를 발휘했지만, DDT는 뿌리는 순간 곤충의 지방층에 흡수돼 효과가 즉각 나타났다. 단시간에 완벽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약효로 사용이 늘어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널리 보급됐다. 하지만 해충들은 DDT에 대한 내성을 키운 반면 해충을 잡아먹는 곤충이나 야생 동물, 사람들은 오히려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했다.

무분별한 DDT 살포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이 늘어나면서 미국에서는 1972년, 한국에서는 1979년 사용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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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T는 맹독성 성분으로 대량 살상무기라는 문구.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DDT는 맹독성 성분으로 대량 살상무기라는 문구.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농식품부는 지난 15∼17일 전수조사를 하면서 친환경 농장의 경우 320종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를 했다.

원칙적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320종이 조금도 검출돼선 안 된다.

DDT가 검출된 2개 농가는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친환경 농장 인증 기준미달 68곳(부적합 31개·적합 37개)에 포함됐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다만 농약의 경우 직접 살포하지 않더라도 토양이나 사료 등을 통해 ‘비의도적’으로 닭의 체내에 흡수될 가능성도 있어 잔류 허용 기준치(0.1 ㎎/㎏) 이내로 검출된 경우에는 ‘친환경’ 마크를 떼고 일반 계란으로 유통이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경북 2개 농가 역시 DDT가 검출되긴 했지만, 허용 기준치 이하여서 친환경 인증은 취소하되 적합 농가로 분류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DDT의 경우 과거 무분별하게 사용됐던 농약이어서 토양조사를 하면 아직도 검출되고,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지만 중국 등에선 아직도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반감기가 길고 검출량이 소량이어서 농가에서 직접 구입해 사용했는지, 비의도적으로 흡수가 된 건지 판단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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