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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朴, 내가 정계입문시켜…대통령될 줄 몰랐다”

이회창 “朴, 내가 정계입문시켜…대통령될 줄 몰랐다”

입력 2017-08-22 10:32
업데이트 2017-08-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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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회고록…朴 첫 인상 “어두운 이미지 전혀 없었다”“국정운영 보고 기대 접어… 정열·책임감·판단력 못 갖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자신의 회고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과정과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가감 없이 기술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곡절이 많았다”면서 감춰진 일화를 설명한다.

회고록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 2일 이 전 총재에게 사람을 보내 만나자고 요청을 하고 양측은 비공개로 만난다.

이 전 총재는 당시 박 전 대통령 첫인상에 대해 “차분하고 침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부모님이 모두 비명에 가신 참담한 일을 겪었는데도 어두운 이미지는 전혀 없었다”고 회상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우리나라가 경제난국에 처한 것을 보고 아버님 생각에 목이 멜 때가 있다”며 “이럴 때 정치에 참여해 국가를 위해 기여하는 게 국가와 부모님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 전 총재는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이왕이면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흔쾌히 응낙했다”며 “그를 정치에 입문시킨 사람은 나”라고 기술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에서 지방유세를 다니는 등 열심히 선거운동에 참여했다”며 “당시 그의 헌신적인 노력을 고맙게 기억해서 2012년 대선 당시 그가 나를 찾아와 지지를 부탁했을 때 흔쾌히 응낙했다”고 술회했다.

이 전 총재는 “2002년 대선 패배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맡아 천막당사로 옮겨 당의 재기를 이루는 것을 보고 내 결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에는 그가 대통령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에 입당해 전국적인 지원유세까지 다니면서 그를 도왔다”며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한다면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믿었고 지원유세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겉으로 알려진 것 외에 그를 자세히 몰랐다”며 “한나라당 총재로 있던 시절 다른 의원들과 섞이지 않고 홀로 움직이면서도 당내 민주화나 개혁 같은 주제를 선점해 당내 입지와 존재감을 키우는 독특한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대통령이 된 후 국정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고 기대도 접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한 것에 대해 “소신을 지키고자 한 것이 왜 배신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터지고 탄핵 사태까지 진전되는 상황을 보며 그의 실질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원하는 대로 대통령이 됐지만 대통령의 일에 대한 정열과 책임감, 판단력은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재는 특히 최순실의 국정농단 게이트 발생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처신을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을 때 더 이상 대통령직에 있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대통령직에서 하야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정국의 방향을 바꾸고 국가운영을 좌우하는 돌발적인 힘을 발휘하지만 예외적이고 일시적이어야 한다”며 “집단 의사표출이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일상화되거나 정치수단으로 활용되면 헌법적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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