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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지스함 조종장치 이상”… 해군 작전 중단·종합 점검

“美 이지스함 조종장치 이상”… 해군 작전 중단·종합 점검

입력 2017-08-22 22:36
업데이트 2017-08-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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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사고 직전 문제 발생한 듯” 참모총장 “외부 세력 개입 못찾아”

유조선과 충돌 당시 실종된 수병 선체 폐쇄 격실서 시신으로 발견
남중국해 해양 패권 노리는 中 “美, 亞서 과도하게 활동해 사고”

미국 해군은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인근 해상에서 이지스구축함이 유조선과 충돌한 사건과 관련해 전 세계 해상에서 활동하는 모든 함정의 작전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종합 점검을 실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은 이날 7함대 소속 ‘존 S 매케인’(8300t급) 이지스구축함이 3만t급 라이베리아 선적 유조선과 충돌해 10명이 실종된 데 대해 “각 지역의 함대 사령관들에게 모든 함정의 운용 능력, 안전성, 전투력 등을 점검할 수 있도록 작전 중단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모든 함대가 다음주까지 날을 잡아 1~2일간 각 함정의 운항을 중단하고 장병들의 전투력, 기강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함대 사령관들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등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 해군이 모든 함정을 종합 점검하기로 한 것은 첨단 이지스구축함이 민간 선박과 충돌한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함이다. 미 해군(해안경비대 제외)은 현재 항공모함 11척 등 277척의 함정과 3700여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리처드슨 총장은 “올 들어 유사한 사고가 네 차례 발생한 7함대의 근본적 문제가 무엇인지 수개월에 걸쳐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훈련부터 외부 세력의 레이더 전파 교란, 사이버 교란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점검할 것”이라며 “아직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해군 관계자를 인용해 “사고 당시 승조원들이 왜 구축함의 보조 조종장치를 사용할 수 없었는지 불확실하다”며 사고 직전 조종 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부 보안 전문가들은 “해킹됐을 수 있다”며 중국, 러시아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내부에서는 7함대 내부의 문제로 국한하려는 주장도 제기됐다. 스티브 겐야드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대서양이나 지중해에서와는 달리 왜 태평양함대(7함대의 상위 부대)에서만 사고가 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는 “7함대 함정들이 본토에 모항을 둔 함정들보다 훈련량이 적은 반면 출동 횟수는 더 많다”고 보도했다.

반면 남중국해 해양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는 “미 해군 함정이 아시아에서 과도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사고 확률 역시 높아졌다”며 미 해군의 퇴거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한편 이지스구축함이 유조선과 충돌할 당시 실종된 수병들 가운데 일부로 추정되는 시신이 선체의 폐쇄된 격실 등에서 발견됐다. 스콧 스위프트 미국 태평양 함대 사령관은 22일 싱가포르 창이 해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선체의 폐쇄된 격실에 들어간 잠수부들이 일부 시신을 확인했지만 얼마나 많은 시신이 발견됐는지, 수습 가능성이 있는지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 해역 인근에서 수색활동에 동참한 말레이시아 해군으로부터 1구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고 실종 수병이 맞는지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08-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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