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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돌봐주던 가족같은 이웃…화 참지 못해 비극적 종말

애 돌봐주던 가족같은 이웃…화 참지 못해 비극적 종말

입력 2017-09-22 10:14
업데이트 2017-09-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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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피살 20대 여성, 가해자에게 딸 맡길 정도로 관계 돈독

지난 19일 청주 하천 둑에서 숨진 채 발견된 A(22·여)씨와 그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B(32)씨는 4년 전 지인을 통해 처음 만났다.

B씨는 곧 A씨 남편과도 친해져 서로 형, 동생하고 지낼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A씨가 집을 비울 때는 스스럼 없이 아이를 맡길 정도로 A씨 부부와 B씨는 각별한 사이였다.

2년 뒤 A씨가 남편과 이혼한 뒤에도 B씨는 A씨의 딸을 종종 집에 데려가 돌봐줄 정도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친가족 못지않게 지내던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두 달 전이었다.

지난 7월 B씨는 사귄지 얼마 안 된 여자친구 C(21)씨로부터 A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A씨와 C씨는 10여년 전부터 청주 같은 동네에서 자라면서 친자매처럼 절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그런 C씨가 하는 얘기는 B씨에게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B씨는 경찰에 체포된 뒤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A씨가 내 험담을 하고 다녀 기분이 상했다”며 “잘 돌봐준 애를 때리고 학대했다는 말을 퍼뜨리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더 화가 났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지난 18일 밤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불현듯 자신을 험담했다는 A씨를 떠올렸다. 그는 진위를 가리자며 여자친구 C씨를 불러내 A씨의 집을 찾아갔다.

A씨를 불러낸 B씨는 여자친구와 A씨를 승용차에 태워 인적이 드문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하천으로 차를 몰았다.

하천 둑에서 내리자마자 A씨와 언쟁을 벌이던 B씨는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둔기로 A씨를 잔혹하게 폭행해 숨지게 했다.

숨진 A씨와 한 동네에서 자라면서 10년 넘게 친자매처럼 지냈던 C씨는 그가 남자친구에게 맞아 숨져가는 것을 지켜만 봤다.

경찰에서 C씨는 “A씨가 심하게 맞는 것을 봤지만 남자 친구가 무서워 말릴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21일 B씨와 C씨에 대해 각각 살인과 살인 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가족처럼 우애를 나누던 세 사람의 인연은 사소한 갈등과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른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 종말을 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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