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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정책마당] 세종학당 10년 성과와 미래/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월요 정책마당] 세종학당 10년 성과와 미래/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입력 2017-09-24 17:54
업데이트 2017-09-2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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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과 함께 5대 국경일인 ‘한글날’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임시 공휴일(10월 2일) 지정으로 긴 ‘황금연휴’가 완성돼 더욱 풍성하고 다 함께 즐기는 한글날이 기대된다. 해외 세종학당에서도 한글날을 전후로, 한글 쓰기 대회와 한글 전시 등 행사를 열어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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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세종학당은 국어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해외 한국어·한국 문화 배움터다. 2007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시작된 세종학당은 당시 3개국 13곳에서 현재 54개국 171곳으로 10년 새 13배나 늘었다. 수강생도 2007년 740명에서 2016년 4만 9549명으로 67배 증가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의 열기는 각 나라 세종학당에서 더 뜨겁게 느낄 수 있다. 이란 테헤란 세종학당에서는 신입생 모집원서 접수일에 현지인 300여명이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을 이루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멕시코에서는 현지 한국어 학습 수요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멕시코시티 시청에서 한국어 수업을 위한 교실을 추가로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 문화의 확산, 기업들의 해외 진출 등에 따른 관심 증가와 함께 세종학당재단 설립 등 정부의 한국어 세계화 정책이 해외에서 한국어 학습 수요층을 점차 두껍게 만들고 있다.

세종학당 수강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각 학당의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하면 ‘우수 학습자 초청 연수’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어서다. 올해 세종학당 우수 학습자 초청 연수로 한국을 찾은 수강생 중 최고령자는 일본 도쿄에서 온 65세이고, 최연소는 프랑스 파리의 18세 고교생이다. 수강생들의 연령대나 직업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세종학당 10주년을 맞아 앞으로는 세계 곳곳의 다양한 학습자 수요에 발맞춰 해외 한국어 보급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 품질 제고를 통한 세종학당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학당별 특성과 현지 여건을 고려한 ‘특성화 사업’과 ‘세종한국문화’, ‘여행 한국어’, ‘비즈니스 한국어’ 등 학습자 수요를 고려한 보조 교재 개발 및 활용을 추진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전문 한국어교원 파견을 꾸준히 확대하는 한편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재교육에도 힘쓰겠다.

둘째, 세종학당이 한국어 보급과 함께 한국 문화를 알리는 ‘작은 문화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언어 표현은 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에 한국 문화를 더욱 깊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학습자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세종문화아카데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문화아카데미는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체험에서 벗어나 분야별 전문가의 강의를 통해 세종학당에서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20곳을 시작으로 더욱 많은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문화 인턴을 파견해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 확산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하겠다.

셋째, 온라인 교육을 통해 시공간 제약이 있는 오프라인 교육의 단점도 보완해 나가고자 한다. 다음달부터 세종학당 온라인 학습사이트인 ‘누리-세종학당’이 통합 허브사이트로 확장 개편된다. 더욱 다양한 한국어 학습 콘텐츠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정보, 한국어 뉴스 콘텐츠, 한국 유학 정보까지 연계해 제공할 계획이다.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도 한 번의 접속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등을 활용한 상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앱·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모바일 학습 체계도 마련해 나가겠다.

우리말에서 부사 ‘벙글’은 입을 살짝 벌리고 부드럽게 웃는 모양을 나타낸다. 하지만 동사 ‘벙글다’는 아직 피지 않은 어린 꽃봉오리에 꽃을 피우기 위한 망울이 생긴다는 뜻이다.

10년째를 맞은 세종학당엔 이제 막 망울이 생겼다. 우리 언어와 문화가 전 세계에 퍼져 나가도록 앞장서는 세종학당을 더욱 기대해 본다.
2017-09-2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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