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은행 외면에…중신용자, 대부업체 내몰려

은행 외면에…중신용자, 대부업체 내몰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7-10-16 23:00
업데이트 2017-10-17 00:1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고신용자만 대출 117% 늘려

중·저신용자 10%·7%씩 감소
대부업체·2금융권 부채 급증


은행이 고신용자에게만 돈을 잘 빌려주고 중·저신용자 대출은 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갈 곳 없는 중·저신용자들이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
국회 정무위원회 채이배(국민의당) 의원이 16일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신용등급별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전체 금융권 대출은 116조 6000억원 증가했다. 신용등급 1~3등급 고신용자 대출은 861조 8000억원에서 979조 3000억원으로 1년 새 117조 5000억원(13.6%)이나 불었다.

반면 같은 기간 4~6등급 중신용자 대출은 363조 5000억원에서 371조 5000억원으로 8조원(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7~10등급 저신용자와 무등급자에 대한 대출은 오히려 8조 2000억원(7.8%)과 5000억원(14.4%) 줄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은 고신용자 대출을 56조원(117%)이나 늘린 반면 중신용자와 저신용자 대출은 각각 4조 6000억원(10%)과 3조 2000억원(7%) 줄였다. 은행이 줄인 중신용자 대출은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로 이동했다. 대부업체의 중신용자 대출은 4400억원(155%)이나 증가했다. 저축은행과 카드의 중신용자 대출도 각각 3조 1000억원(89%)과 2조 1000억원(43%) 늘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출 규제와 같은 미시적인 대책은 가계부채를 잡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중신용자를 금융소외계층으로 내모는 풍선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 조정 등을 통한 거시적인 방법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신용자는 2금융권은 물론 대부업체로부터도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 지난 1년간 대부업체는 저신용자 대출을 57%나 줄였으며, 상호금융(-13%)과 은행(-7%) 등도 조이기에 나섰다.

채 의원은 “금융권이 금융당국 정책 방향과 다르게 고신용자 대출만 늘리고 있다”며 “중신용자를 위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7-10-17 22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