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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증원] 2만명 증원시 소방대 도착시간 26초 단축…“생사 가르는 시간”

[공무원 증원] 2만명 증원시 소방대 도착시간 26초 단축…“생사 가르는 시간”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11-10 07:14
업데이트 2017-11-1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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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소방관 담당인구, 日·美 보다 많지만 英보다 적어계약 집배원 공무원으로 신분 전환해 우편서비스 품질 유지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7분 26초에서 7분으로 단축됩니다.”

정부는 소방공무원 2만 명을 증원해 재배치하고 출동 시스템 등을 개편했을 때 거둘 수 있는 효과를 이같이 추산했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거나 불이 나면 26초 차이가 생과 사, 천국과 지옥을 가를 수 있다.

정부는 소방공무원 증원이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증원되는 소방공무원 2만명 중 1만7천174명은 화재 대응·구조·구급 분야 등 인력이 부족한 현장에 투입된다.

정부는 법정 인원 기준에 미달하는 구급대 운영 방식을 개선하면 현재 8.3% 수준인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9.3%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은 구급차에 3명이 탑승해 출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한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운전자 1명과 구급대원 1명 등 2명이 1개 조를 이뤄 출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소방관 1인당 담당 인구는 1천184명으로 일본(799명), 미국(936명), 홍콩(787명)보다 많지만 프랑스(1천831명), 영국(1천313명)보다는 적다.

증원은 소방관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의 연평균 순직자는 4.2명, 공무상 부상자는 345명이며 심리 질환 발생률은 일반인의 4∼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교대를 하는 소방공무원의 1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56시간이다. 행정직이나 경찰 등 4교대 공무원의 평균 근무시간인 40시간보다 무려 16시간 많은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력을 늘려 업무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올해 9월 기준 1천905명인 근로감독관 역시 5년간 1천명을 추가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근로감독관을 늘리면 산업현장에서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로감독원이 증원되면 임금체불 사건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은 48일에서 30일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체불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는 근로자의 피해를 보다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1년에 단속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 위반 사업장 수는 2만개소에서 10만개소로 늘어나고, 안전 관리가 강화하면 노동자 10만명당 산업재해 사망사고자 수는 지난해 기준 5.3명에서 2022년 3.7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 등 사용자 일각에서는 근로감독관 증가로 사업주에 대한 규제가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근로감독관을 확대하면 예방에 역점을 둔 행정을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대한 노동사건이나 화학물질 중독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 생기는 손실을 고려하면 근로감독관 확대가 궁극적으로는 사업주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공무원 집배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신분이 다른 ‘비공무원 집배원’을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올해 8월 기준 전체 집배원 약 1만5천명 중 1만2천명은 공무원 신분이다. 나머지 3천명은 공무원이 아닌 ‘비공무원 집배원’인데, 이들 3천명을 2022년까지 공무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비공무원 집배원의 신분을 전환해 처우를 개선하고 당사자가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신분 전환이 전국 어디든 적정 요금에 서신·물품을 배달하는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우편 업무 수준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무원이 아닌 상시계약 집배원은 2014∼2016년 3년간 875명 이직했다. 신분 전환으로 배달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일단 정부 내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각 분야의 인력을 늘리거나 신분상 차별을 없애는 것이 공공 서비스의 수준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시각에 큰 이견은 없다.

다만 증원에 앞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증원으로 인한 재정 지출 증가가 얼마나 되며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따라서 예산 승인권을 쥔 국회가 정부의 계획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소방공무원·근로감독관·집배원 증원 및 신분 전환의 실현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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