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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훈풍 타고 ‘골디락스’ 진입하나…한은 금리처방은

한국경제 훈풍 타고 ‘골디락스’ 진입하나…한은 금리처방은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1-19 10:26
업데이트 2017-11-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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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호황에 올라탔다는 평가…일단 금리인상 시작하면 두어 차례 올릴 듯부진한 체감경기에 금리인상이 경기회복에 찬물 끼얹을 수도

3분기 깜짝 성장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성장률 상향조정, 북한 리스크 완화, 한-중 관계 개선 등 한국경제에 호재가 잇따르면서 이달 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세계 경제 호황에 힘입어 한국경제에도 이달 들어 부쩍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IMF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연 3.2%로 한 달 만에 0.2%포인트나 올려잡으며 한국경제에 대한 밝은 시각을 드러냈다. 내년 3.0% 전망을 유지하며 세계 경제 성장세를 따라갈 것으로 봤다.

수출은 이달 들어서도 10일까지 15.6% 늘었다.

추석 연휴 직전까지 한국경제를 짓누르던 북한 리스크는 눈에 띄게 완화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에는 경계감이 부쩍 약해진 분위기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중국과 갈등도 해빙 무드로 바뀌었다.

기축통화국으로 평가되는 캐나다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환위기에 대비한 든든한 안전판을 확보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년 2개월 만에 1,100원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은 목표인 2%에 미달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골디락스(고성장 저물가)’ 진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골디락스는 동화 속 곰 세 마리 가족의 수프 중에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고 적당한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 채비를 하는 가운데 크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배경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왔고 채권시장은 이미 두 차례 인상 폭을 반영해둔 상태다.

IMF도 한국경제에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면서도 두 차례 정도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오석태 SG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9일 “내년 경제를 생각해보면 뚜렷한 악재가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경제 성장세가 좋아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많이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불확실성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달 말에 금리를 안 올리면 오히려 시장이 당황해할 분위기이고, 일단 시작하면 적어도 내년 4월 이주열 총재 퇴임 전에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1천400조원이 넘게 불어난 가계부채 문제 해결 등 금융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관측했다.

함준호 금통위원은 최근 간담회에서 “중앙은행들은 점증하는 금융안정 위험을 더는 도외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한편에서는 저조한 물가 상승률과 체감경기 부진이 개운치 않다는 지적이 상존한다.

설익은 여건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가 자칫 한계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며 전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연 3.2% 성장이라면 불황은 아니지만, 과열도 아닌 것 같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에 미달하는데 굳이 금리를 올려야 하나 싶다”면서 “그동안 내린 금리를 도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지만 현재 1%가 넘는 수준에서는 급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 금통위원은 현재 한국경제를 세계 경제 성장세에 끌려가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 머리만 딸려 올라가고 몸은 움직이지 않아 아래위로 길게 늘어진 모양에 비유했다.

그는 “성장률이 3%라지만 음식·숙박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제재가 예상보다 빨리 풀렸다지만 아직 효과가 눈에 띄진 않는다. 이달 중국인 관광객의 전년 동기대비 감소 폭도 크게 축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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