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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란주점서 164만원… KBS이사 업무추진비 ‘흥청망청’

단란주점서 164만원… KBS이사 업무추진비 ‘흥청망청’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7-11-24 17:32
업데이트 2017-11-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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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사진 11명 7419만원 ‘사적 사용’
휴대전화 사고 애견카페 이용도


24일 감사원이 공개한 ‘KBS 이사진 업무추진비 집행 감사요청사항’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영방송인 KBS 이사진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 준다. 이사진의 업무추진비는 국민이 내는 수신료 등을 재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엄격한 집행이 요구된다. 이사장은 월 240만원, 이사는 월 100만원 한도로 업무추진비를 쓸 수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A이사와 B이사는 단란주점에서 각각 164만원과 22만원을 썼다. C이사는 KBS에서 주는 휴대전화가 있음에도 따로 제품을 구입하는 등 개인 물품을 사는 데 448만원을 썼다. D이사는 카페 이용 등으로 327만원을 썼다. E이사는 개인 동호회 회식을 위해 업무추진비 23만원을 임의로 썼다. 2015년 9월부터 올 8월까지 쓴 내역이다.

이인호 이사장은 2014년 9월부터 올 8월까지 쓴 업무추진비 중 2821만원에 대해 사적 용도로 썼다는 의혹을 받거나 직무 관련성을 설명하지 못했다. 이 중 1418만원은 선물 용도로 썼다. 이 이사장은 KBS에 도움을 주거나 방송 관련 직함이 없는 사람이 조언을 해 줄 경우 업무추진비로 선물을 했다고 해명했으나 감사원은 방송 관련 인사 등에게 대외협력비로 선물할 때는 배포 내역서를 냈으나 이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정당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감사받은 이사진(11명)은 모두 7419만원에 달하는 업무추진비의 정확한 용도를 해명하지 못했다. 선물 구입에 업무추진비를 쓰거나 주말이나 공휴일에 자택 주변에서 습관적으로 식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한 이도 있었다. 업무와 관계없는 책을 사거나 가요 음반을 대량으로 사기도 했다. 이들은 직무 관련성을 증빙할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업무추진 대상을 밝히지 못했다. 실제로 KBS 법인카드 집행 대상 1898건 가운데 87%는 영수증이 첨부돼 있지 않았다.

앞서 KBS 본부노조(2노조)는 지난 9월 KBS 이사진인 강규형(명지대 교수) 이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당시 KBS노조는 “강 이사가 애견카페에서 법인카드로 애견을 사는 등 사적으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10월 17일부터 11월 9일까지 KBS 이사진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7-11-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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