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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수치 ‘제노사이드(인종학살) 기소’ 가능성은

아웅산수치 ‘제노사이드(인종학살) 기소’ 가능성은

김지수 기자
입력 2017-12-18 16:15
업데이트 2017-12-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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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유엔 전문가 견해 소개…“당장 어렵지만 미래에 법정 설 수도”

민주화 여걸에서 반인륜 범죄자로 전락한 아웅산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국제법정에 끌려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영국 BBC방송은 소수민족 로힝야를 겨냥한 미얀마 내 인종청소 논란을 지적하며 수치 자문역의 인종학살(제노사이드·genocide) 혐의에 대한 유엔 전문가의 견해를 1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아웅산 수치. AP 연합뉴스
아웅산 수치.
AP 연합뉴스
자이드 빈 라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일단 미얀마에 있는 로힝야족에 대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탄압의 속성을 볼 때 인종학살 혐의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군사작전의 규모를 고려할 때 그 결정은 상부에서 내려진 게 분명하다”며 피의자들이 반드시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BBC방송은 현재 권력 정점에 있는 수치나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 사령관에게 미래에 심판의 화살이 바로 날아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종학살은 기소된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흉악한 ‘범죄 중의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집단학살로도 불리는 제노사이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 정권이 저지른 유대인 대학살 후에 정의된 용어다.

당시 새로 설립된 유엔의 회원국들은 특정한 한 집단을 파괴할 목적으로 자행되는 행위를 제노사이드로 규정하고 금지협약에 서명했다.

자이드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로힝야족에 대한 잔혹행위를 직접 수사할 수 없는 만큼 국제법정의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당장 피의자들을 지목해 법정에 세우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시인했다.

자이드 대표는 “증거로 가는 문턱이 매우 높다”며 “인종학살을 저지르려는 이들이 계획을 문서에 남기지 않고 지시도 내리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목격된 것들을 토대로 국제재판소가 미래에 증거를 찾아내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라고 희망을 내비쳤다.

미얀마에서는 올해 8월 말 시작된 군부의 공격에 따라 이달 초까지 로힝야족 3분의 2에 해당하는 65만명 정도가 국경을 넘어 달아났다.

그 기간에 마을 수십 곳이 불에 탔고 수천 명이 살해된 것으로 보도됐다. 학살, 살인, 집단 성폭행 등 잔혹범죄의 정황도 다수 포착됐다.

자이드 대표는 로힝야족에 대한 대규모 폭력사태가 발생하기 6개월 전에 수치 자문역에게 로힝야족을 보호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참사를 고려할 때 결과적으로 그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이드 대표는 수치 자문역이 군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한계가 있으나 로힝야족에 대한 군사작전을 막는 데 더 노력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치 자문역이 로힝야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했다.

자이드 대표는 “그들에게서 이름을 빼앗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능하다고 믿기 시작하는 수준까지 비인간화를 밀고 가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미얀마에서 1982년 국적법 제정과 함께 공식적인 국민 지위를 박탈당했다.

미얀마 국민 대다수는 영국 식민 통치 당시 집중적으로 유입된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계 불법 이민자로 간주하고 ‘벵갈리’ 또는 ‘칼리’로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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