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입력 : ㅣ 수정 : 2018-01-1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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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국내외 작가 작품 18점 전시
높이 18.5m의 거대한 모빌이 다채로운 푸른빛으로 생동하며 시선을 압도한다. 중력과 공기의 흐름에 따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다양한 형태의 구(球)들이 미지의 장소로 떠날 여행자들에게 설렘을 불어넣는 듯하다.
오는 18일 문을 여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사진 왼쪽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구름의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을 빛과 색채의 변화로 표현한 국내 작가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  사진 가운데는 수만 개의 물방울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며 불어, 독일어, 인도어, 아랍어 등 세계 9개 언어의 실시간 검색어들을 보여주는 독일 작가 율리어스 포프의 설치 작품 ‘빗.폴’.  사진 오른쪽은 프랑스 대표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 인천공항공사·313아트프로젝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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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8일 문을 여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사진 왼쪽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구름의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을 빛과 색채의 변화로 표현한 국내 작가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
사진 가운데는 수만 개의 물방울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며 불어, 독일어, 인도어, 아랍어 등 세계 9개 언어의 실시간 검색어들을 보여주는 독일 작가 율리어스 포프의 설치 작품 ‘빗.폴’.
사진 오른쪽은 프랑스 대표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
인천공항공사·313아트프로젝트 제공

떠남과 당도,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공항.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수직으로 광활하게 뻗은 정적인 공간을 미세한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변주하는 이 작품은 프랑스 대표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거대한 모빌)이다. 오는 18일 문을 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여행객들은 이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이제 제2여객터미널을 찾을 여행객들은 이렇게 만남의 장소를 정할지도 모르겠다. “그 커다란 파란 모빌 앞에서 만나.” 공항을 오가는 이들에게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 베이앙의 바람이기도 하다.

“공항은 여행자로서의 설렘과 흥분으로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국내 작가 지니 서의 말이 제2여객터미널에서 그대로 실현됐다. 설치 미술, 미디어 아트, 조각 등 국내외 작가 작품 18점을 품은 ‘아트포트’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자비에 베이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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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비에 베이앙

●베이앙 “시적인 경험 주고 싶어”

김혜진 인천공항 여객서비스팀 과장은 “공항은 여행객들이 3~5시간은 머물러야 하는 곳인데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한정돼 있어 2010년 이후 세계적인 공항들이 미디어 아트, 설치 미술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공항을 문화복합공간으로 만드는 추세”라며 “지난해 10월 제4터미널을 연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미국 LA공항,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개관에 앞서 11일 한국을 찾은 베이앙은 “내가 어릴 적 1960~1970년대만 해도 여행은 낭만, 호기심, 두려움이 공존하는 매혹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도 흔한 것이 되어버린 여행에 내 작품을 통해 시적인 경험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 운영작가이기도 한 그는 2000년대부터 현대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켜 왔다. 사람의 신체나 동물을 감각적이고 압축적인 다면체로 빚어내는 조각이 유명하나 모빌, 판화, 회화, 영상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 전 세계 다양한 기관과 공공장소에 작품이 설치돼 있지만 그의 작품이 공항에 설치되는 건 인천공항이 처음이다.

출국장을 지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여행객들의 주요 동선 곳곳마다 작품들과 마주할 수 있다. 면세점, 식당, 카페들이 즐비하게 채워진 탑승 게이트 지역에 늘어선 19개의 아트 파빌리온(독립 구조물)에는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이 펼쳐진다. 구름의 다채로운 변주와 색채 변화를 통해 동편에는 신선하고 따사로운 아침 하늘을, 서편에는 저녁노을의 매혹적인 빛을 담아낸 작품으로 하늘로 향하는 여정을 기꺼이 기다리게 한다.

●지니 서·율리어스 포프 등 참여

순식간에 수만 개의 물방울들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며 전 세계 9개 언어의 단어들을 나타내고 사라지는 독일 미디어 아트 작가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 ‘빗. 폴’의 물 글씨는 수하물 수취구역에서 지루함과 기대감, 약간의 두려움으로 기다릴 여행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 주요 뉴스 사이트와 연결된 통계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주요 검색어를 드러내는 만큼 이 찰나의 언어들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소비하는 정보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 서울의 역사를 상징하는 주요 건물을 다양한 색채의 철제 부조로 드러낸 김병주의 작품은 서울에 대한 첫인상을 아로새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8-01-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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