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일자리 빙하기] 韓청년실업률 악화일로…OECD는 개선 ‘뚜렷’

[일자리 빙하기] 韓청년실업률 악화일로…OECD는 개선 ‘뚜렷’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1-14 10:47
업데이트 2018-01-14 10:4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012∼2017년 한국 청년층 실업률 1.2%p 상승…OECD는 4.1%p 하락

정책팀 = 세계 주요 선진국의 고용은 경기 훈풍을 타고 회복세를 보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성장의 온기가 고용시장으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이 점점 악화하는 모습이다.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OECD 기준 청년층(15∼24세) 실업률은 지난해 3분기 10.2%를 기록했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1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OECD 35개국 중 10번째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한국이 최근 실업률이 치솟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는 사실이 문제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였던 2012년 3분기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9.0%였다.

이후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빠르게 악화하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무려 1.2%포인트(p)나 더 높아졌다.

이 기간 한국의 청년실업률 상승 폭은 터키(5.3%p), 노르웨이(1.9%p), 칠레(1.6%p) 등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것이다.

한국의 청년실업률 고공행진이 무색할 만큼 주요 선진국은 대부분 2012년 재정위기 이후 고용 상황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OECD 전체 국가의 평균 청년실업률(2분기 기준)은 같은 기간 16.2%에서 12.1%로 4.1%p 떨어졌다.

2012년 3분기 일본의 청년실업률은 7.9%에 달했지만 5년이 지난 지난해 3분기 실업률은 4.9%에 그쳤다.

미국의 청년실업률도 5년 전 16.2%에 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부양책 등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9.0%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독일과 영국의 청년실업률도 각각 8.2%에서 6.4%로, 20.5%에서 12.1%로 하락했다.

다만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재정위기 이후 치솟은 청년실업률이 제자리걸음 중이다.

전체 실업률(15세 이상)의 상승세도 한국이 다른 OECD 회원국보다 뚜렷하다.

지난해 3분기 한국의 전체 실업률은 3.7%로 5년 전(3.1%)보다 0.6%p 상승했다.

OECD 회원국 중 터키(2.6%p), 노르웨이(1.0%p), 이탈리아(0.7%p)에 이어 4번째로 상승 폭이 크다.

2분기 기준으로 2012∼2017년 OECD 회원국 전체 실업률은 7.9%에서 5.8%로 떨어졌다.

경기 회복에도 유독 한국의 고용 한파가 두드러지는 것은 최근의 우리나라의 성장세가 고용창출력이 낮은 반도체 등 특정 부문에 편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수출의 산업별 취업 유발 효과는 반도체의 경우 11만 명으로 자동차(23만 명), 기타 제조업(20만 명) 등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국의 부실한 실업제도가 실업률 개선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업급여나 취업훈련 지원 수준이 지속해서 확대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낮다 보니 실직을 하면 바로 취업을 준비하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지 않고 영세 자영업자로 전환하는 사례가 대다수다.

결국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고용의 질도 낮아져 실업률이 경기 상황에 민감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종사상 지위에 따른 취업자 수를 보면 상용직은 변동 폭이 크지 않은 반면 일용직 등 임시직과 자영업자는 한쪽이 줄어들면 다른 한쪽이 늘어나면서 마치 시소를 타듯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지원과 삶의 질 개선을 목적으로 내놓은 노동정책이 오히려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비용을 높여 청년 고용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일련의 정책들은 비용 상승을 초래해 청년 중심의 신규 고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재정위기 이후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1분기 실업률은 9.6%를 기록, 2012년 이후 처음으로 1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청년실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유럽에서도 노동시장이 경직적일수록 청년실업률이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