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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식령 스키장 사용 등 논의… 文 ‘평화 평창’ 구상 실현 되나

마식령 스키장 사용 등 논의… 文 ‘평화 평창’ 구상 실현 되나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1-17 18:06
업데이트 2018-01-1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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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창 실무회담 전방위 논의

北 참가·인프라 활용 등 현실화
방송 송출 문제등도 다각적 논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등 난제
北, 비핵화 논의 기조 비판 커져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의 성과로 문재인 정부의 ‘평화 평창올림픽 기본 구상’이 탄력을 받게 됐다. 양측은 북측 대표단 규모 및 이동경로, 개회식 공동입장 및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 마식령 스키장의 훈련장 이용 등에 대해 전방위적 논의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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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남북 단장
악수하는 남북 단장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해성(오른쪽) 통일부 차관과 북한 측 단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논의를 위한 차관급 실무회담을 앞두고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남북은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진행한 뒤 오전 11시 45분부터 낮 12시 55분까지 1차 수석대표 접촉을 열었다. 우리 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수석대표)과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북측은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단장)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후에도 네 차례 더 접촉을 진행하면서 이견을 조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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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양 최대 규모라고 홍보하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강원도 원산 마식령 스키장에서 북한 주민들이 리프트를 타고 있다. 북한은 17일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마식령 스키장을 평창동계올림픽 훈련장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이 동양 최대 규모라고 홍보하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강원도 원산 마식령 스키장에서 북한 주민들이 리프트를 타고 있다. 북한은 17일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마식령 스키장을 평창동계올림픽 훈련장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북측은 230여명의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히고 경의선 육로를 이용한 방남을 제안했다. 또 우리 측은 금강산에서 평창올림픽 전야제 등을 여는 방안과 북측 마식령 스키장을 숙소와 훈련장으로 쓰는 방안을 제의했다.

이와 별도로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과 김강국 조선중앙통신사 기자는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1시 7분까지, 또 오후 3시 25분부터 4시 34분까지 대표 접촉을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들의 편의 및 신변 보장, 방송 송출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간 양측의 제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했던 ‘평창 평화올림픽 5대 구상’과 거의 일치한다. 5대 구상은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 북측 선수단의 금강산 육로 이동, 북한 동계스포츠 인프라 활용 방안 협의, 북한 응원단의 속초항 입항, 금강산 일대에서 올림픽 전야제 개최 등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6월부터 이런 구상에 대해 8가지 정도의 구체적 방안을 밝혀 왔다. 남북 선수단 개회식 공동 입장, 남북 공동응원단 구성, 북측 선수단·응원단의 육로 또는 해로 입국 지원, 북측에 사전 훈련지 제공 및 공동훈련, 마식령 스키장의 훈련장 이용, 올림픽 개막식 전야제의 금강산 개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이다.

 다만 이날 남북 간 협의 진전에도 국내에는 걸림돌이 남아 있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박탈감이 클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됐고, 공동 입장 시 한반도기를 드는 것에 대해서도 여야가 연일 날 선 공방을 이어 가고 있다. 마식령 스키장 이용이 북측에 경제적 선전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논란도 예상된다. 이 스키장은 1996년부터 6년간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했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건설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한을 비핵화 논의로 끌어내려는 우리 정부의 기조에 대한 북한 언론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대화 성사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우리는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지만 그에 역행하는 반통일적 망동에 대해서는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는 북한이 비핵화나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을 짚고 넘어가려는 것으로, 평창올림픽 참석 등 기본 입장을 바꾸려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8-01-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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