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못한 참담한 상황”… 뉴롯데 급제동

입력 : ㅣ 수정 : 2018-02-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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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1심에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그룹은 혼돈에 빠졌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내심 기대감을 키웠으나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경영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한숨을 돌렸던 삼성도 똑같은 형에 대해 판결이 엇갈리자 반(反)삼성 여론이 더 악화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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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롯데그룹 임직원은 “예측하지 못한 참담한 상황”이라며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하며 닻을 올린 ‘뉴롯데’ 비전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앞서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롯데지주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화학부문 등을 포함하지 못해 아직 반쪽짜리 지주사에 그친다는 평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한국 롯데에서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해 나머지 계열사를 포괄하는 작업이 올해 남겨진 숙제였으나 신 회장의 공백으로 어려워졌다.

한·일 롯데 통합 경영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이 약 1.4%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개인적인 인맥으로 양쪽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 왔다.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중간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도 90% 이상 갖고 있어 영향력이 크다. 이번 판결로 신 회장이 일본 롯데 주주들의 지지를 잃을 경우 국내에서의 입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부터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는 중국 롯데마트 철수와 베트남 등 동남아 진출 사업도 좌표를 잃게 됐다.

‘내우외환’을 거듭해 온 롯데면세점도 위기가 닥쳤다. 재판부가 서울시내면세점 사업권 허가를 둘러싼 부정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을 내리면서 관세청의 입찰 당시 공고 기준에 따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은 특허를 잃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일부를 반납하는 공문을 인천공항공사에 접수시켰다. 롯데면세점은 그간 임대료를 둘러싸고 인천공항공사와 갈등을 빚어 왔다. 입찰 당시 중국인 관광객 매출 성장세 등을 고려해 임대료를 산정했지만 지난해 3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롯데 측의 주장이다. 악재가 겹치면서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신라면세점에 왕관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8-02-1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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