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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넘겨 받은’ 북한, 설 이후 대미·대남 행보 주목

‘공 넘겨 받은’ 북한, 설 이후 대미·대남 행보 주목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18 14:58
업데이트 2018-02-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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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대화 목마르지 않아” 선 그으며 주도권 싸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피했던 미국이 연일 북한을 상대로 대화 시그널을 보내면서 북한의 이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 예고 동영상에서 “(북한이) 내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 14일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그들(북한)에게 미국의 확고한 (비핵화) 정책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13일 “(북한과) 예비대화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탐색적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공을 넘겨 받은 북한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미국과의 대화가 급하지 않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개인 필명의 논평에서 “가질 것은 다 가진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바빠날(급해질) 것은 다른 아닌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과 탐색적 대화를 시작하더라도 좀 더 ‘몸값’을 높이고 유리한 입장에 서고자 하는 ‘주도권 싸움’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김여정 특사가 방남 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남측의 의중과 미국 측의 동향’을 상세히 보고했다고 보도해 김 위원장 역시 미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또 북한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대변해 온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12일 “지금은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적대시 정책을 버리고 스스로 대화를 요구하도록 하기 위해 조선(북한)이 강력한 핵전쟁 억제력에 의해 담보된 평화공세를 펼치며 트럼프 행정부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시점”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8일 “북한은 미국의 대화 신호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끌려가지 않는 대화’를 하겠다며 샅바 싸움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 역시 미국에 신호를 보내고 있고,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하지 않은 지난 8일 건군절 열병식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설 연휴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민간교류 재개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 특사 등 고위급대표단에게 방남 결과를 보고받고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지난 13일 보도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설 연휴가 지나면 민간교류 등 남북관계 개선에 북한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있고 상황을 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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