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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32년만에 ‘불명예 해체 ’

연희단거리패, 32년만에 ‘불명예 해체 ’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8-02-19 18:06
업데이트 2018-02-1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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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대표 “李행태 알고 있었다”

하용부 밀양연극촌장 성폭행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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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종로구 연희단거리패에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자신의 상습성추행, 성폭행 사실과 관련한 논란에 대한 사과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 2. 19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19일 서울 종로구 연희단거리패에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자신의 상습성추행, 성폭행 사실과 관련한 논란에 대한 사과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 2. 19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그가 평생을 바쳐 일군 연극단체 및 극장 등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먼저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이씨의 사과 기자회견이 열린 19일 전격 해체를 선언했다. 이씨가 1986년 창단한 연희단거리패는 부산 가마골소극장을 주축으로 ‘산씻김’, ‘느낌, 극락 같은’, ‘시민K’에 이어 대표작 ‘오구- 죽음의 형식’과 ‘문제적 인간 연산’ 등 독자적 양식의 연극으로 수많은 상을 휩쓸며 국내 연극의 중심에 선 극단이었다. 하지만 설립자의 추문과 관련한 따가운 여론 속에 3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로 연희단거리패를 해체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이씨의 성폭력 행태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것이 성폭력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은 용납될 수 없으며 단원들과 논의 끝에 극단 해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예술감독으로 일해 온 밀양연극촌도 성추문의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이씨에 이어 하용부 밀양연극촌 촌장도 성폭행 의혹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전 연희단거리패 배우였던 김보리(가명)씨는 지난 17일 이씨로부터 2001년, 2002년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18일에는 하씨도 2001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씨는 ‘밀양백중놀이’ 인간문화재다.

 파문이 커지자 경남 밀양시는 이날 오후 부북면 가산리에 있는 밀양연극촌에 무료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는 사실상 퇴출 통보다. 연극촌은 1999년 9월 1일 개장했으며 밀양시와 부지에 대해 3년씩 계약을 갱신해 왔다. 하 촌장은 시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연극촌도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그의 명의로 된 30스튜디오와 김해 도요창작스튜디오도 폐쇄·청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연희단거리패의 본산인 부산 가마골소극장과 이 극장이 운영해 온 아동청소년극 전용극장인 안데르센극장 역시 처분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8-02-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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