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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다 졌지만… 빛난 선방쇼

7번 다 졌지만… 빛난 선방쇼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18-02-19 18:20
업데이트 2018-02-1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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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골리 달튼ㆍ신소정 온몸으로 시속 150㎞ 퍽 막아…머리 “北선수들 돌아가면 울 듯”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남자팀과 여자 ‘단일팀’의 경기는 많이 아쉽다. 지금까지 치러진 7경기에서 전패했다. 세계의 벽은 높았고 깨는 건 더 어려웠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남녀 골리인 맷 달튼(32)과 신소정(28)의 ‘신들린 선방쇼’는 국민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골리 신소정이 19일 연습 경기 도중 퍽을 막고 있다. 강릉 연합뉴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골리 신소정이 19일 연습 경기 도중 퍽을 막고 있다.
강릉 연합뉴스
골리는 꽤나 고달픈 자리다. 쏟아지는 소나기 슈팅에, 극한의 통증을 감내하며 온몸을 던진다. 남자 선수들의 슈팅은 최고 시속 150㎞를 웃돈다. 안정 장비를 착용해도 총알과 같은 ‘퍽’을 맞을 때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그런데도 수문장 달튼은 체코전에서 유효슈팅 40개 중 38개를 막아냈다. 세이브율이 95%에 이른다. 스위스전에서는 27개 중 5개를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지난 18일 예선 마지막 상대인 모국이자 최강 캐나다전에서는 49개 중 45개를 막아 91.84%의 놀라운 세이브율을 보였다. 달튼은 3경기 통산 116개 유효슈팅 중 105개를 방어해 90.52%의 세이브율를 기록했다 백지선 남자 감독은 “달튼은 언제나 우리에게 승리할 기회를 준다”면서 “그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달튼의 선방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8일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맷 달튼이 A조 예선 캐나다와의 3차전을 진 뒤 관중에게 답례하는 모습.  강릉 연합뉴스
18일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맷 달튼이 A조 예선 캐나다와의 3차전을 진 뒤 관중에게 답례하는 모습.
강릉 연합뉴스
신소정도 4경기에서 최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스위스전에서 52개 유효슈팅 중 44개를 낚아 84.62%를 기록했고 스웨덴전에서는 50개 중 42개(84%)를 차단했다. 이어 일본전에서는 43개 중 39개를 건져냈다. 세이브율은 90.70%. 5~8위 순위 결정전인 스위스전에서는 53개 유효슈팅 중 무려 51개를 막아 96.23%라는 믿기지 않는 수치를 찍었다. 4경기 합계 89.39%(198개 중 177개)의 세이브율을 작성했다. 해외 무대를 누비는 몇 안되는 아시아 선수로서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남자는 20일 패자부활전 성격의 8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체코, 캐나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스웨덴이 8강에 직행한 가운데 나머지 절반은 단판 플레이오프를 통해 결정된다. 단일팀도 같은 날 스웨덴과 7~8위 결정전을 벌인다. 남자는 대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고 단일팀은 마지막 경기다.

한편 단일팀을 이끄는 새라 머리 감독은 19일 훈련을 마친 뒤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에도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는 26일까지 그들을 계속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 팀(북한) 선수들을 한 팀에 넣어 경기를 같이 뛴 것은 놀라운 경험”이라면서 “난 잘 안 우는 편인데 북한 선수단이 돌아가면 울 것 같다. 친선 경기 등이 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골리 신소정이 19일 연습 경기 도중 퍽을 막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전날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맷 달튼이 A조 예선 캐나다와의 3차전을 진 뒤 관중에게 답례하는 모습. 강릉 연합뉴스

2018-02-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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