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 “핵심은 빠지고 조직내 규정만 바꾼 것”

입력 : ㅣ 수정 : 2018-03-1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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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불만 기류’
“영장심사 보유, 檢만 인권보호하나
공수처 도입 무산 예측하고 수용”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검찰이 13일 수사 지휘부터 종결, 영장심사 권한을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경찰은 별도로 공식 반응을 내놓진 않았다. 일주일 전 경찰이 수사권 조정안을 제시했을 때 검찰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불만 기류가 자욱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현행 유지’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청 내부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6일 사개특위에서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등을 경찰에 직접 줘야 한다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내놓았다.

한 간부급 경찰관은 “결국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총경급 경찰도 “검찰이 보다 지능적이고 세련되게 경찰을 통제하겠다는 의미”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검찰이 직접 수사 부분에서 특별수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경찰에 넘기겠다고 밝힌 데 대해 경찰은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헌법과 법령을 개정하는 것인데, 이를 내버려 두고 수사 조직을 축소하는 등 조직 내 규정을 바꾸는 것으로 갈음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인권보호’를 앞세워 “검찰이 영장심사 권한을 계속 가져야 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은 “검찰은 인권을 보호하고, 경찰은 인권을 침해하는 이분법적 사고방식부터 잘못됐다”며 각을 세웠다. 경찰은 또 검찰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에 수용 의사를 밝힌 것은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도입이 무산될 것을 예측하고 ‘립서비스’를 날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욕심을 과하게 부린다.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검찰의 권력을 줄여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있었다”면서 “검찰이 수사종결권이나 영장청구권을 모두 가져가면 국민의 요구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권을 경찰에 모두 줘도 걱정이 되지만, 검찰도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으면서 경찰의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 지금 권력 그대로 갖고 가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면서 “특수수사를 줄이겠다는 방안은 편법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검찰권 불신의 가장 큰 원인이 특수수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달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권고했던 것보다 직접 수사 범위가 넓은데 더 많이 줄여야 한다”면서 “검사가 경찰 역할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8-03-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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