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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 끼고, 뒷짐 지고 어슬렁…4년 만에 열린 화재대피훈련

팔짱 끼고, 뒷짐 지고 어슬렁…4년 만에 열린 화재대피훈련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3-21 16:31
업데이트 2018-03-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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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서 대피훈련…“너무 성의 없이 참가한 것 같아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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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의 날인 21일 전국에서 4년만에 화재대피 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오후 대전시청에서 진행된 화재대피 훈련에 참가한 시청 공무원들이 뒷짐을 지거나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건물 2층 로비로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방위의 날인 21일 전국에서 4년만에 화재대피 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오후 대전시청에서 진행된 화재대피 훈련에 참가한 시청 공무원들이 뒷짐을 지거나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건물 2층 로비로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천, 밀양 화재 참사 발생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민방위의 날’인 21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화재대피 훈련을 두고 관련 부서 직원이 한 말이다.

시청에서 4년 만에 화재대피 훈련이 진행됐지만 훈련에 참가한 직원들이 여전히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는 이날 오후 2시 시청사 15층에서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한 화재대피 훈련을 했다.

불이 나자 청사에 설치된 승강기 10대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시청 비상대비과 직원들은 “14층 아래에 있는 직원들은 계단을 이용해 건물 2층으로 대피하고 16층 이상은 20층으로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을 반복해서 내보냈다.

하지만 실제 훈련 참여율은 높지 않았다.

대피 방향을 안내하던 한 직원은 “부서별 출석률을 체크하지 않아 참여자가 적은 건가”란 말만 되풀이했다.

그나마 훈련에 참가한 공무원들의 태도도 진지하지 않았다.

주머니에 손을 꾹 눌러 넣고 계단을 내려오거나, 뒷짐을 진 채 2층 로비를 어슬렁거리며 걸어 다녔다.

이들의 움직임에서 건물에 불이 났다는 사실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각층 비상구에 배치된 도우미들이 2층 로비를 통해 건물 밖으로 대피할 것을 설명했지만, 1층으로 내려가 쉬는 직원들, 거꾸로 건물 위로 올라가는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수십명의 직원들이 쌀쌀한 날씨를 탓하며 불이 난 건물에서 나가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

외투를 벗어두고 온 한 여직원은 건물 밖으로 나가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며 큰소리를 지르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전시 민방위 담당 부서는 화재 대피훈련 내용을 며칠 전부터 전 부서에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화재대피 훈련 내용을 며칠 전부터 모든 부서에 알리고, 대피요령도 설명했다”며 “직원들이 너무 성의 없이 훈련에 참가한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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