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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中 핵협정 한목소리… 무역은 불협화음

獨·中 핵협정 한목소리… 무역은 불협화음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8-05-21 22:42
업데이트 2018-05-2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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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메르켈 방중 시진핑 면담

美 압박에… 獨·中간 연대 강화
메르켈 ‘中시장 개방 미흡’ 입장
中 ‘일대일로’ 경계심 완화 기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24~25일 11번째 중국 방문에 나선다. 2005년 11월 총리에 취임한 이후 거의 매년 한 번꼴로 중국을 찾는 셈이다.

메르켈 총리의 이번 중국 방문 주요 의제는 이란 핵합의와 무역 문제 등이 될 전망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경제 개방의 시작점이자 전자기업 지멘스 등 여러 독일 기업이 있는 선전을 먼저 찾는다. 이어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리 총리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의 압박이 중국과 독일의 연대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딩춘(丁純) 상하이 푸단대 유럽문제연구센터 주임은 20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서 “미국의 정치적 또는 경제적인 압박에 직면한 독일은 중국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중국과 독일의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 메르켈 총리는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란 핵합의 탈퇴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중국과 독일은 무역, 인터넷 보안, 인권 문제, 중국의 유럽 투자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견해 차이가 있지만 이란 핵합의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준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 측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의 더 나은 협상을 위해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견해를 명확히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과 독일의 무역이 상호 평등하지 않으며 중국의 시장 개방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독일과 중국의 무역거래는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무역규모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중국은 2016년 미국을 제치고 독일의 최대 무역파트너가 됐으며 독일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23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을 통한 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독일이 완화해 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오는 7월 불가리아에서 열리는 중국과 동유럽 16개국의 연례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등 유럽에서는 광범위하게 중국 위협론이 확대 중이다. 특히 미국이 이번 중·미 무역협상을 통해 정부 보조금 중단을 요구한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책 ‘중국제조 2025’에 대해서는 독일도 염려하고 있지만 관세 보복은 반대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일대일로에 대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상호 양해각서에 서명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독일은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를 요구한다면 중국과 모든 EU 회원국이 서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 하반기 EU 의장국을 맡은 오스트리아는 지난 4월 중국 국빈방문에서 일대일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각각 다른 생각을 갖고 접근하는 독일과 중국의 수장이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어떤 공감을 이뤄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5-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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