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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투톱 “하반기는 민생경제의 위기”

거시경제 투톱 “하반기는 민생경제의 위기”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8-07-16 22:48
업데이트 2018-07-1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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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총리-한은 총재 회동

김동연 “최저임금, 경제에 부담”
이주열 “무역분쟁 등 위험 상존”
재정 확대·금리 인상 조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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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이주열, 주요 간부들과 이례적 회동
김동연·이주열, 주요 간부들과 이례적 회동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기재부 이찬우 차관보, 고형권 1차관, 김 부총리, 김용진 2차관, 황건일 국제경제관리관, 한은 유상대 부총재보, 윤면식 부총재, 이 총재, 허진호 부총재보, 정규일 부총재보. 기재부와 한은의 핵심 간부가 총출동한 것은 이례적으로,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가진 회동에서 올해 하반기를 사실상 ‘민생 경제의 위기’로 규정했다. 안으로는 고용 절벽, 밖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상황 인식이 깔려 있다. 기재부는 재정 확대 여부,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이 큰 시점에서 만남이 이뤄진 만큼 재정과 통화 정책이 한 방향성을 갖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재정 확대와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 진단과 처방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사전 조율’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의 회동은 지난 4월 이후 석 달 만이다. 김 부총리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날 회동에는 기재부와 한은의 핵심 간부들도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기재부에선 고형권 1차관과 김용진 2차관, 이찬우 차관보, 황건일 국제경제관리관이 참석했다. 한은에서도 윤면식 부총재, 허진호·유상대·정규일 부총재보가 자리했다. 거시 경제의 ‘투 톱’인 정부와 한은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2009년 2월 당시 윤증현 기재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가 주요 간부들과 함께 회동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시 금융시장에서는 위기 상황을 맞아 정부와 한은을 이끄는 수장들이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는 상징적인 모습으로 해석했다.

특히 재정 정책을 총괄하는 김 차관이 참석한 게 눈길을 끌었다. 정부가 내년에 재정을 확대 운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회동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을 주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0% 이상 증액할 것으로 요구하면서 470조원대 ‘슈퍼 예산’ 편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어서다. 다만 김 부총리는 “거시 운용 전반에서 기탄없이 의견을 교환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두 기관은 회동 후 공동으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고용 부진으로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고 미·중 통상마찰, 미국 금리 인상 등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론과 달리 각론에서는 미묘한 차이도 보였다. 김 부총리는 “취약계층 근로자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면서도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하반기에 어려움을 줄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고 했지만 방점은 글로벌 무역분쟁에 찍혀 있었다. 이 총재는 “내년 취업자 수 20만명대 증가 전망이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으로 크게 바뀐다고 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8-07-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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