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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내 것 아냐” 고심 끝 항소한 MB…박근혜 선례 경계했나

“다스 내 것 아냐” 고심 끝 항소한 MB…박근혜 선례 경계했나

강경민 기자
입력 2018-10-13 11:56
업데이트 2018-10-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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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측 “2심 전략, 결정된 것 없어”…측근들 증인 신문 가능성도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심 끝에 항소 기한 마지막 날 항소 결정을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 전날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1심 판결에 실망을 많이 했다. 항소해봤자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도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항소 포기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 기한 마지막 날 “다시 한 번 법원을 믿고 판단을 받아보자”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대로 항소를 포기한다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가 자신의 것이고,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까지도 모두 인정하는 셈이 되므로 다시 법정에서 다퉈보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본인의 재판을 두고 “법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며 항소를 포기한 채 법정에도 나오지 않는 등 ‘사법부 불신 행보’를 이어왔다. 이는 소송 실리보다는 지지세력 결집 등 정치적 동기에 무게를 둔 선택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박 전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1·2심에서 모두 중형 선고라는 결말을 봤다. 특히 항소심에서는 일부 뇌물 혐의가 추가로 유죄로 인정되면서 1심보다 형량이 늘어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법정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는 국민의 마지막 여망마저 철저히 외면했다”는 지적을 들어야 했다.

이처럼 사법 절차에 기대를 걸지 않는 태도가 오히려 불리한 결과만 불러온다는 점을 이 전 대통령이 인식하고 항소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이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1심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부분 전부에 대해 다투겠다고 밝힘에 따라 1심과 재판 전략을 달리할 지도 관심사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에서 검찰이 제출한 사건 관련자 진술 증거를 대부분 동의했다. 같이 일을 해 왔던 사람들을 법정에 불러와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는 게 금도(襟度)가 아닌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증인신문은 단 1명만 이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법부가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진술을 인정해버린 만큼 항소심에서는 핵심 인물들을 증인으로 법정에 불러 진술의 신빙성을 다툴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강 변호사는 “이제 막 항소가 결정된 상태”라며 “1심 방어 전략을 그대로 유지할지 증인들을 불러낼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 전 대통령 측이 다스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새로운 증거를 내거나, 실소유자를 판단할 때 민법과 형법에서 다르게 보는 점을 들어 법리 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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