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사 손은 잡았으나...
12일 과천정부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여야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오른쪽)과 자유한국당 김도읍의원이 여상규 위원장과 논의하고 있다.여야 의원들의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강정마을 주민 사면복권 발언에 대한 의사진행발언 논란으로 국감은 10분간 정회했다.2018.10.12 연합뉴스
국회 관계자는 14일 “국감 초기 여야 모두 ‘한방’ 없는 ‘맹탕’ 국감을 보냈다는 비판을 받기 충분하다”며 “공격 포인트를 잘못 잡은 야권과 방어조차도 못하고 ‘자책골’만 초래한 여권 역시 ‘낙제점’이다”라고 진단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구축의 ‘성과’를 강조해야 할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섣부른 ‘대북제재 해제 카드’로 여야 공방만 부른 것이 패착의 하나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외교통일위의 외교부 국감에서 대북제재 해제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으로 야당의 비난을 자처했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와 답변을하고 있다. 2018.10.10..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한국당도 국감 기간 각 상임위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로 주장한 이슈가 주목받지 못했다. 오히려 보여주기식 국감 관행은 ‘정치 혐오’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정무위 소속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9월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에 대해 질의하고자 국감장에 벵골고양이를 데려왔다. 그러나 김 의원의 행동은 ‘동물 학대’라는 비난을 받았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감장에 암세포 사진을 활용한 대형 현수막을 가지고 와 국감이 잠시 파행되는 논란도 겪었다.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의 ‘공과’(功過)인 외교·안보·경제 문제에서 ‘이슈 파이팅’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7박 9일의 일정으로 유럽순방길에 오르면서 그 성과 여부도 여야 간 또 다른 쟁점 및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메시지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역할을 요청하고 이를 교황이 승낙하면 국감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정부의 실정(失政)으로 거론되는 일자리 감소·최저임금 인상·부동산 실책 등 야당에 유리한 ‘경제 이슈’가 문 대통령발(發) ‘평화 이슈’에 파묻혀질 수 있어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