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상도 소득대체율 상향도?’…국민연금 개편 ‘진퇴양란’

입력 : ㅣ 수정 : 2018-11-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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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강화·퇴직연금의 공적연금 전환 등 다층연금체계 구축에 관심
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민연금 개편안을 주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로 국민연금 개편 방향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 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재정안정을 도모하고자 보험료를 많이 올릴 수도, 그렇다고 저출산 고령화로 가입자는 줄고 수급자는 늘면서 기금고갈 속도가 빨라진 상황에서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고자 소득대체율을 상향 조정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란에 처했다.

어떻게든 ‘덜 내고 더 받기’를 원하는 국민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해 국민 부담을 덜면서 소득보장수준을 높이는 방안으로 ‘다층연금체계’ 구축에 관심이 쏠린다.

현행 국민연금을 내실화하면서 기초연금을 강화하고 유명무실한 퇴직연금을 공적연금으로 전환해 중하위층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으로, 중상위층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중심으로 노후대비를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공적 노후소득보장의 핵심이지만, 국민연금만으로 노후소득보장을 설계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행 국민연금 체제 아래에서는 평균소득자조차 국민연금만으로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국민연금은 ‘용돈연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9%로 고정한 상태에서 월 227만원을 버는 일반 직장인이 국민연금에 25년간 가입하면 노후에 연금으로 겨우 월 57만원을 수령한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물론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리면 25년 가입기준으로 평균소득자의 연금액은 월 57만원에서 월 64만원으로 월 7만원 늘지만, 최소생활비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그렇다고 소득대체율을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벅차다. 현행 소득 9%인 보험료율을 그대로 두고 소득대체율만 올리면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 앞당겨진 기금고갈 시기가 더욱 빨라져 미래세대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료 인상에 대해서는 국민적 저항이 만만찮고 대통령마저 사실상 거부한 상태에서 큰 폭의 인상은 현실적으로 막혀 있다.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려면 ‘더 내고 더 받는’ 개편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개인과 기업 등 경제주체의 부담이 당장 커지면서 반발 여론이 거세게 몰아칠 수 있어 쉽지 않다.

이처럼 보험료 인상과 소득대체율 상향조정을 전제로 한 국민연금 개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확보할 수 있게 국민연금뿐 아니라 기초연금과 퇴직연금 등을 아우르는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를 재구축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이 주장에는 4차 국민연금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발전 방안을 제시한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앞장섰다.

제도발전위는 지난 8월에 내놓은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향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이 서로 연계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할 수 있게 특정 부처를 넘어 통합적으로 조정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노후소득보장위원회(가칭)’ 등 사회적 논의기구를 꾸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도 거들었다.

윤 의원은 “약 10년 전까지는 소득보장장치로 국민연금만 있었지만, 이제는 법정연금으로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이 존재하는 만큼 세 연금의 계층별 특성을 고려해 다층연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의원은 이를 위해 각 연금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노후보장의 시야를 세 연금을 포괄하는 다층연금체계로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특히 “기초연금은 노동시장의 격차가 큰 한국사회에서 무척 중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기초연금액을 매년 물가와 연동해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소득대비 실질 연금액이 낮아지는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소득 연동으로 전환하고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한 감액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연금은 지난 9월부터 월 25만원으로 올랐고, 2021년부터는 월 30만원으로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또 국민연금은 사각지대 개선을 위해 크레딧(출산, 군 복무 등에 가입 기간 산입해 주는 가산)제도를 강화하고, 도시지역 영세가입자에게 보험료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연금형태로 수령하도록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공적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윤 의원은 강조했다.

윤 의원은 “다층연금체계로 노후를 설계하려면, 세 공적연금의 상호 관련성,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의 기금운용 등에서 종합적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다층연금체계를 총괄하는 기구로 ‘연금청’을 신설해 시민에게 노후소득보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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