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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식당·페이스 결제… 美블프 제친 中광군제 첨단유통 기술

로봇식당·페이스 결제… 美블프 제친 中광군제 첨단유통 기술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8-11-11 22:22
업데이트 2018-11-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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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도 안돼 16조원… 매출 신기록

로봇이 40여가지 음식 만들고 직접 서빙
그옆 무인상점 얼굴인식만으로 입장·결제
가구매장선 쇼핑 빅데이터로 상품 제안
무역전쟁 중에도 10년만에 美 매출 추월
소비자 맞춤 기술로 세계 쇼핑 축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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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케아로 불리는 가구매장 취메이(曲美)와 인터넷기업 징둥의 빅데이터가 결합해 소비자 얼굴 인식을 통해 매장 입구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안하고 있다.
중국의 이케아로 불리는 가구매장 취메이(曲美)와 인터넷기업 징둥의 빅데이터가 결합해 소비자 얼굴 인식을 통해 매장 입구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안하고 있다.
11일 자정 쇼핑 개시를 알린 지 124초 만에 100억 위안(약 1조 6000억원) 진입, 첫 107분간 거래액 1000억 위안(약 16조원)을 돌파하며 광란의 클릭이 이뤄졌다.

올해 10년째를 맞은 중국 온라인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가 미국과의 무역전쟁 중에도 역대 신기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광군제는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추월하며 세계 최대 소비자 쇼핑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날 중국 2위 온라인 쇼핑업체 징둥 베이징 본사와 지난 10일 문을 연 텐진 빈하이신구의 ‘징둥X미래식당’을 통해 중국이 선보이는 최첨단 유통 기술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 징둥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이 소비자 천국의 대명사였다면 앞으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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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의 무인 배달 트럭이 톈진 빈하이신구의 반경 2㎞ 이내의 지역을 시험 운행하며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징둥의 무인 배달 트럭이 톈진 빈하이신구의 반경 2㎞ 이내의 지역을 시험 운행하며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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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만든 중국 쓰촨요리를 배달 로봇이 나르자 일본 홍콩 등지에서 광군제를 취재하러 온 외신기자들이 앞다퉈 사진을 찍고 있다.
로봇이 만든 중국 쓰촨요리를 배달 로봇이 나르자 일본 홍콩 등지에서 광군제를 취재하러 온 외신기자들이 앞다퉈 사진을 찍고 있다.
징둥X미래식당의 셰프와 종업원은 로봇이다. 40가지 쓰촨 요리가 셰프 로봇에게서 만들어지고, 이들 요리는 로봇이 나른다. 기자가 휴대전화로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중국 음식인 궁바오지딩(宮保丁)을 주문하자 “식사가 도착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라고 로봇이 인사를 건넸다. 식당을 찾은 고객들은 연신 대단하다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로봇이 만든 궁바오지딩은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일급 요리사가 조리한 것과 비교해 손색이 없었다.

징둥 측은 인구 대국 중국에서 로봇식당, 무인상점과 같은 사람이 필요 없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봇식당은 표준화된 조리법으로 중국인 누구나 공산당 지도부가 모여 사는 한국의 청와대 격인 중난하이와 같은 수준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징둥 측은 아울러 음식을 나르는 단순한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중국인들이 로봇을 조종하는 고급화된 노동에 종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봇식당 바로 옆의 무인상점은 빅데이터를 통해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 사는 상품만을 모았다. 고객은 얼굴 인식으로 상점에 입장하고 결제는 상품에 부착된 반도체 칩으로 5초 안에 끝난다. 무인상점에는 아이크림, 생리대, 김, 불닭볶음면, 라볶이 등의 한국 상품도 판매돼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베이징에 있는 가구 매장 취메이는 징둥의 빅데이터 기술과 결합해 독특한 소비 경험을 선사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얼굴 인식을 통해 그동안의 온라인 쇼핑 기록과 비교해 고객에게 상품을 제안한다. 징둥 이사인 옌샤오빙(閆小兵)은 “모든 소비자는 그들만의 욕구가 있다”며 “예전에는 쇼핑이라면 가격만을 따졌지만 이제 중국은 빅데이터를 통해 모든 소비자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해 완벽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군제는 중국 1위 온라인 쇼핑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케팅 전략에서 발단이 됐다. 알리바바는 24시간의 광군제 기간 중 역대 최대인 10억건 주문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리바바는 이날 행사가 시작된 오전 0시부터 오후 3시 49분까지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날 24시간 동안의 거래액인 1682억 위안(약 27조 3443억원)을 무난히 넘었다고 밝혔다.

글 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11-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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