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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멈췄던 드록神, 20년 축구인생 멈췄다

전쟁도 멈췄던 드록神, 20년 축구인생 멈췄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8-11-22 23:12
업데이트 2018-11-23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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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드로그바 현역 은퇴

첼시의 전설이자 세계 최고 공격수
EPL 득점왕… 대표팀 A매치 65골
中·터키·미국 거쳐 올 시즌까지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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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피’(첼시)의 상징이자 아프리카의 축구 영웅, 디디에 드로그바(40·코트디부아르)가 20년 정든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했다.

드로그바는 22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지난 20년은 내게 엄청난 시간이었다. 내 축구 인생을 여기서 끝내기로 결정했다. 옆에서 지켜준 가족들과 모든 이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이제 다음 여정을 그리려 한다”고 말했다.

은퇴는 예고된 일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SL) 2부리그 피닉스 라이징에서 뛴 그는 지난해 여름 “팬들에게 우승컵을 주고 평화롭게 떠날 생각이다.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현역 은퇴를 암시했다. 일부에서는 현역 연장설이 있었지만, 그는 말을 바꾸지 않았다.

6세 때 삼촌을 따라 프랑스로 이주한 드로그바는 유소년 팀을 거쳐 1998년 프랑스 르망에서 프로선수의 삶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리그앙(1) 갱강으로 이적해 처음으로 1부 리그를 밟았다. 이후 드로그바는 승승장구했다. 2004년 올랭피크 마르세유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로 이적한 드로그바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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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푸른 피’ 디디에 드로그바의 아름다웠던 시절들. 2012년 5월 승부차기 끝에 뮌헨을 물리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모습. AP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푸른 피’ 디디에 드로그바의 아름다웠던 시절들. 2012년 5월 승부차기 끝에 뮌헨을 물리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모습.
AP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푸른 피’ 디디에 드로그바의 아름다웠던 시절들. 2015년 5월 선덜랜드전에서 EPL 우승을 확정한 뒤 셀피를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푸른 피’ 디디에 드로그바의 아름다웠던 시절들. 2015년 5월 선덜랜드전에서 EPL 우승을 확정한 뒤 셀피를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특히 큰 경기마다 엄청난 존재감을 보이며 팀에 많은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EPL 네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한 차례, 축구협회(FA)컵 네 차례, 리그컵 세 차례 우승을 일구며 첼시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6~2007시즌과 2009~2010시즌 두 차례 EPL 득점왕에 오른 그는 축구 하나로도 평화를 일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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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푸른 피’ 디디에 드로그바의 아름다웠던 시절들. 2006년 독일월드컵 C조 아르헨티나전(1-2패) 후반 만회골을 넣은 뒤 동료 디디에 조코라와 하이파이브하는 모습. 그는 조국의 내전 종식을 호소해 실제 휴전을 이끌어냈다. AP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푸른 피’ 디디에 드로그바의 아름다웠던 시절들. 2006년 독일월드컵 C조 아르헨티나전(1-2패) 후반 만회골을 넣은 뒤 동료 디디에 조코라와 하이파이브하는 모습. 그는 조국의 내전 종식을 호소해 실제 휴전을 이끌어냈다.
AP 연합뉴스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에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올려놓은 뒤 내전을 겪고 있는 조국에 “잠시만이라도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해 얼마 뒤 실제로 휴전이 선포되고 이듬해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기적과 같은 순간을 경험했다. 코트디부아르 대표로는 102차례 A매치 출전에 65골을 넣었으며 2014년 유니폼을 벗었다.

드로그바는 전성기가 지난 2012년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해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터키를 거쳐 2014~2015시즌 첼시로 복귀했다. 과거에 견줘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자 미국으로 건너가 올 시즌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그는 지난 9일 루이빌시티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이 경기가 선수로 뛴 마지막 경기가 됐다.

첫 첼시 이적 당시 2400만 파운드(약 346억원)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보란 듯이 넘어 ‘첼시의 전설’로 남은 드로그바는 “누군가 너의 꿈이 너무 크다고 이야기하면 고맙다고 말한 뒤 그것을 바꾸기 위해 더 열심히 그리고 영리하게 일해라. 항상 자신을 믿어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도 함께 남겼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8-11-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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